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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쪼그라들고 있다.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판매량은 2010년 1억2150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5분의 1 수준인 2419만대로 급감했다. 스마트폰 등장이 급감의 주요 원인이다. 위기일 것 같은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진·동영상 콘텐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활성화되고 있다.
사진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면서 보다 개성있고 고화질의 사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카메라업계는 이점에 주목했다. 고화질·고성능 제품으로 스마트폰으로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끼는 수요층을 공략하자는 것. 특히 올해 100주년을 맞은 니콘은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추고 보다 사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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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에 처음 공개한 D850도 이와 같은 니콘의 목표가 담긴 제품 중 하나다. 하루 남짓 제품을 사용해보면서 ‘니콘이 초심으로 다시 돌아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걸 미리 파악해 제품에 반영하려고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특히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사진의 화질과 스피드, 편의성을 고려해 D850에 녹여냈다.
D850은 풀프레임(35㎜ 필름에 준하는 면적) 센서를 채택한 D800, D810의 뒤를 이은 3번째 후속 카메라다. D850은 4575만 화소의 초고해상도와 무음촬영, 향상된 연사 성능 등 촬영에 필요한 장점을 적절히 배합해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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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폭 146㎜, 높이 124㎜, 두께 78.5㎜이고 무게는 본체기준으로 915g이다. 전작 D810(146×123×81.5 ㎜, 880g)과 비교해서는 크기가 작아지고 무게는 35g 늘었다. D810 전면에 배치됐던 내장플래시는 D850에서는 사라졌다. 이 때문에 상단부의 면적이 보다 슬림해졌다.
내장플래시는 어두운 장소에서 전체적인 노출 균형이나 디테일을 위해 주로 사용하지만 풀 프레임 바디로 촬영할 때 내장 플래시는 급한일이 아니면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 이러한 디자인 변화는 불필요한 버튼을 줄이고 보다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대신 무선 플래시 제어기능과 습기와 물에 제품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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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D810은 AF 본 조광(셀프타이머·적목 감소) 램프와 스테레오 마이크가 전면에 탑재됐지만 D850은 셀프타이머 램프를 제외한 전반적 버튼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릴리스 모드 다이얼 위치도 기존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형태로 바뀌었다.
후면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액정이 틸트 형태로 변화됐다. 모니터를 보고 하이·로우 앵글에서 보다 편리하게 촬영할 수 있게 됐다. 뷰파인더 배율도 0.75배(이미지센서의 0.75배 크기. 일반 DSLR카메라는 대개 0.7~0.72배)로 크고 선명하다. 3.2인치 액정 모니터는 약 236만 화소다. 카메라 우측에는 SD카드 뿐 아니라 XQD도 넣을 수 있는 듀얼 슬롯을 장착했다. XQD는 SD메모리보다 속도가 빠르며 초당 10매 고속 연속촬영을 200매(압축 RAW, JPEG 촬영 시)까지 촬영할 수 있다.
D850에 AF-S 니코르 85㎜ F1.8G를 장착해 촬영해봤다. 원거리 인물을 촬영할때 더욱 화질이 돋보였다. 특히 깨끗하고 선명한 사진을 구현해내는 점이 가장 놀라웠는데 이는 화질과 해상도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유효 화소 수는 전작보다 1000만 화소 가까이 증가한 4575만 화소로 상반기 출시된 플래그십카메라 D5와 비교해도 2배 넘는 수치다. 해상도는 가로 8256픽셀, 세로 5504픽셀이며 1m이상 대형 인화가 가능하다.
화상처리엔진은 EXPEED 5로 전작 D810이 EXPEED4를 탑재한 것과 비교해 향상됐다. EXPEED5는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빠르게 처리하며, 다양한 기능을 빠르고 정밀하게 처리한다. 고감도 성능과 다이내믹 레인지도 우수하다. 초고해상도 기종임에도 기본 ISO 64-2만5600을 지원하며, 확장하면 ISO 32-10만2400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최저 감도가 ISO 64와 확장 ISO 32가 적용돼 주광에서 최대 개방 조리개 활용이나 느린 셔터 속도를 더욱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기본 최대 감도는 ISO 25600으로 초고해상도 기종으로서 준수한 고감도 노이즈 품질을 가지고 있으며, 확장을 사용하면, 극단적인 저조도 환경에서도 촬영할 수 있다.
자동초점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D850에는 D5와 동일한 AF 모듈이 적용되어 153포인트 99 크로스 포인트를 사용한다. 이 중에서 55포인트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고 나머지 99포인트는 정확도를 높이는 보조 측거 기능을 맡는다. 중앙의 측거점은 -4 EV, 나머지는 -3 EV의 강력한 저조도 AF 검출 능력을 발휘한다. 4575만 화소의 초고해상도 기종이지만, 고속 연사는 기본 최대 7매까지 촬영할 수 있다. 별매의 배터리 그립 MB-D18과 EN-EL18을 사용하면 최대 9매로 고속 촬영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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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의 경우 4K (3840 x 2160), 30p의 초고해상도 동영상 녹화를 풀프레임 영역을 그대로 활용해 촬영할 수 있다. D5에서는 4K영상을 촬영할 때 이미지센서를 전부 사용하지 않고 해상도에 따라 잘라진 형태에서 사용할 수 있었으나 D850은 이미지센서 전체를 활용해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4K영상이나 풀HD해상도에서는 최대 초당 120매를 구현하는 슬로우 모션 영상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라이브 뷰 설정 후 정지 화상 촬영 시 전자 셔터를 사용해 무음 촬영을 할 수 있다. 소리에 민감한 피사체를 순간포착할때 유용하다. 이외에도 슬로우 모션, 전자 손떨림 보정, 피킹 표시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본체기준 398만원이다.
◇세줄 평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고화질·고성능으로 사진 퀄리티를 대폭 향상시킨 니콘의 올해 대표작 중 하나.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니콘이 올해는 DSLR 변화에 많이 고심한 흔적이 보임. 그런데 내장 플래시는 굳이 없애야 했을까?
melod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