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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삼성 그룹의 e스포츠단 매각 소식에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스포츠 마케팅의 큰 손 삼성이 프로게임단 삼성 갤럭시를 외국계 자본이 기반이 된 KSV(대표 케빈 추)에 매각하면서 향후 e스포츠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모든 스포츠 산업에서 큰 손 역할을 해왔다. 이건희 회장이 건재했던 몇해전까지만 해도 세계 일류를 추구하며 국내 및 해외에서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 삼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이건희 회장은 IOC 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한국 스포츠 외교의 대표 역할을 하기도했다. 이 회장은 1996년 7월 애틀랜타올림픽 기간 중 열린 제 105차 IOC총회에서 IOC위원에 선출된 후 20년 넘게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이 회장이 일군 삼성 스포츠단은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 인기종목뿐 아니라 탁구, 레슬링, 테니스, 럭비, 배드민턴, 태권도, 육상 등 비인기 종목, 기초종목에서 세계 최고 선수를 키워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톱5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삼성의 역할은 e스포츠 분야에도 이어졌다. 2000년 6월 프로게임단 삼성전자 칸을 만들고 그해 가을 세계 최초 글로벌 종합 e스포츠 대회인 WCG(월드사이버게임즈)를 개최하기 위한 사전 테스트 대회격인 챌린지 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2001년부터 e스포츠 올림픽을 표병한 WCG를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이탈리아 등에서 개최하며 전세계 e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삼성이 하면 최고가 되기 위해 한다는 것을 e스포츠 쪽에서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삼성의 노력과 KT와 SK텔레콤이 통신 맞수 경쟁이 펼쳐지며 한국 e스포츠 시장은 건강한 성장을 견인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과 SK텔레콤, KT, CJ 등이 참여하는 스포츠 이벤트라는 점에서 이후 많은 기업이 e스포츠에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화승과 팬텍, STX 등이 과거 e스포츠 게임단을 운영했다. 보수적이라는 신한은행은 스타크래프트1으로 펼쳐진 프로리그 주최사로도 참여했을 정도다.
그런데 국내외 시장에서 e스포츠의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해온 삼성이 지난해에는 WCG(월드 사이버 게임즈) 브랜드를 스마일게이트에 내줬다. 그리고 이번에는 국내 e스포츠 단 가운데 2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가진 삼성 갤럭시마저 KSV에 매각했다. 아예 e스포츠의 인연의 선이 없어진 것이다.
삼성이 e스포츠 시장에서 손을 뗀다는 점에서 많은 관계자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e스포츠 협회 자금 문제로 국내 e스포츠 산업을 대표하는 e스포츠 협회가 위기에 몰린 상황이기 때문에 그 위기감은 더할 수 밖에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8년 가까이 팀을 운영하고 14년간 WCG를 운영해온 삼성이 팀을 매각하고 떠나는 것은 국내 e스포츠 시장에 매운 안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며 “삼성이 e스포츠 생태계에서 사라지게 되면 전반적으로 국내 e스포츠 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한 관계자는 “삼성이 e스포츠에 꾸준한 관심을 보인 것은 과거 삼성전자를 이끈 윤종용 부회장의 의지가 강했다. 윤 부회장이 자리에서 내련 온 뒤 삼성은 지속적으로 e스포츠와의 이별을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며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승마협회를 통한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성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고, 최근 e스포츠 협회도 비슷한 일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삼성이 e스포츠쪽에서 손을 떼려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고 삼성을 옹호했다.
jwkim@sportsseoul.c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