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오재원 \'니퍼트 좋아\'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니퍼트가 2회 투구 후 오재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두산이 10일 새 외국인 투수 세스 프랭코프(29)와 총액 85만 달러(약 9억 3000만원)에 계약했다.

프랭코프는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땅볼 유도형 투수로 마이너리그 통산 27승 33패 방어율 3.80(총 266경기)의 평범한 성적을 거둔 투수다. 땅볼대비 플라이볼 비율이 1.40이고 좀처럼 볼넷을 내주지 않는 투수라고 알려졌지만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KBO리그 타자들과 어떤 승부를 펼질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두산 관계자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도 지속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와 협상에 실패한 조쉬 린드블럼이나 더스틴 니퍼트를 재영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완성형보다 육성형에 가까운, 이른바 ‘가성비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일 영입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지미 파레디스 역시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지만 계약조건은 총액 80만 달러다. 특급으로 분류될 정도는 아니다.

소위 ‘대물’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 숨은 이유는 김태룡 단장과 김태형 감독의 지론 때문이다. 재정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지만 이들은 “기본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높아야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잘해주면 좋겠지만 이들에 의존해 팀을 꾸려가면 경쟁력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국내 선수들이 팀을 끌어가고 외국인 선수가 조금 도움을 주는 정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두산은 올해 니퍼트와 보우덴이 차례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고, 닉 에반스도 부상으로 결정하는 악재가 겹쳤는데도 3연속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마운드에는 김명신과 이영하, 김강률 등이 타선에서는 김재환과 오재일, 박건우 등이 완성형으로 성장했다. 국가대표 라인업으로 불리는 두산의 힘은 결국 국내 선수들의 빼어난 기량이 원천이다.

김 단장 역시 김 감독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도 KBO리그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있다. 마이너리그 유망주가 오히려 KBO리그에 와서 기량을 몇 단계 끌어 올리는 사례가 더 많지 않은가. KBO리그 수준이 높아지려면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보돼야 한다. 한국야구의 미래가 어둡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아마추어부터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해 뛰어난 국내 선수들이 많이 등장할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두산은 올해 뛰었던 외국인 선수 전원과 이별할 가능성이 높다. 새 얼굴이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면 다행이지만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을 가능성 혹은 리그 적응에 예상외로 긴 시간이 필요할 상황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점진적으로는 국내 선수들만으로 경쟁력을 갖춘 팀을 지향하는 두산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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