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병학 인턴기자] 배우 유아인이 김성준 SBS 앵커에게 쓴소리를 가했다.
유아인은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는 김성준 앵커가 배우 정려원의 수상 소감을 듣고 비판적인 의견을 던진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담은 게시글이다.
유아인은 "시상식 무대는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진심을 전하는 소중한 무대다. 연극 무대가 절대 아니다"며 "김성준 씨는 당신의 소명을 스스로 잘 성찰하기를 바란다. 당신이 진정 연기자인지 직업인인지. 앵무새인지 사람인지"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전 SBS에서 내가 했던 수상소감을 보고 느끼했다면 그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어째서 소름이 돋았는지 잘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며 "연극 무대에 올라간 배우의 잘하는 연기를 보고 싶다면 시상식 말고 공연장을 찾아가길 바란다. SBS 뉴스 시청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성준 앵커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려원에게 "이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2년 전 유아인의 느끼하면서 소름 돋는 수상소감은 없었네. 왜 수많은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올라서면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고 글을 남겨 논란을 일으켰다.
다음은 유아인의 SNS글 전문
<인생이라는 무대, 삶이라는 연극, 사람이거나 배역이거나>
“왜 수많은 훌륭한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올라서면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고 김성준 님께서 쓰신 트윗을 보았습니다. 저는 배우 유아인입니다. 수상소감을 훌륭하게 연기하는 연기자가 아니어서 답변드릴 자격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으나 SBS 시상식 방송의 수상자 역할을 해 본 사람으로서 몇 말씀 올립니다.
‘시상식 방송’은 큐시트와 대본을 가지고 진행되죠. 하지만 수상소감은 연극이 아닙니다. 시청자와 창작자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극이라면 즉흥극이겠죠. 우리는 도대체 그 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참여해야 할까요.
제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시상식 무대는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진심을 전하는 소중한 무대입니다. 연극 무대가 아니란 말입니다. 어쩌면 다들 재미없고 형식적인 연극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답안지에 정답을 쓰듯이. 답안지를 채점하듯이.
‘김성준’님. 당신의 소명을 스스로 잘 성찰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SBS 보도국 부장, SBS 보도국 앵커, SBS 청와대 출입기자인 당신은 연기자인지 직업인인지. 앵무새인지 사람인지. 그 직업이 어떠한 직업인지. 이 시대는 어떠한 시대인지.
성공하는 기술이 아닌 성장을 통한 성공을 기대하겠습니다. 부디 복받으세요 새해에는. 그리고 하나 더. “유아인의 느끼하면서도 소름 돋는 수상소감”. 하하하. 2년 전 SBS에서 제가 했던 수상소감을 보고 느끼하셨다면 그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소름이 돋았다면 어째서 소름이 돋았는지 잘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느낌이고 당신의 소름입니다.
ps. 연극 무대에 올라간 배우의 잘하는 연기를 보고 싶으시면 시상식 말고 공연장 찾으시기를 추천합니다. sbs 뉴스 시청도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사진ㅣ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