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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천 만 감독’ 대열에 이름을 올린 김용화 감독은 요즘 어떠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까.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의 흥행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21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는 20일 일 관객 14만9487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1340만5351명으로 21일 한국영화 흥행 순위 3위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1341만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영화는 웹툰을 원작으로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매일 신기록을 경신하는데도 불구하고 김용화 감독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우선 2편이 올 상반기 개봉예정이고, 축배는 그때 터트려도 늦지 않다는 생각인 것 같다. 김용화 감독은 “많은 분들이 영화를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할 뿐”이라면서 2편 그리고 또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 더욱 몰두할 것임을 말했다.
그가 이같이 신중한데는 2018년은 ‘감독 김용화’에게 의미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먼저 마블 히어로의 창시자인 스탠 리와 손잡고 할리우드에 진출, 스탠 리가 설립한 파우엔터테인먼트와 루카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영화 ‘프로디걸’의 연출을 맡다. 또 1000만 흥행의 ‘신과함께’의 2편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놓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용화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족. 2살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선보이고 싶은, ‘딸 바보’ 대한민국의 아빠다. 김용화 감독을 만나 최근의 심경을 들었다.
-국내영화 사상 최초, 최대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큰 부담감이 저의 적이었어요. 1, 2부 시나리오를 쓰면서, 저승과 이승 그리고 신화에 이르는 3편을 압축하기 까지. 대중과의 접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그 부담감 때문에 1부는 “굉장히 감정적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만약에 이것이 성공한다면 2부는 “그 베이스 위에서 원작의 감동을 영화적으로 잘 해석해 낼 수 있어야 겠다”라는 출사표를 던졌죠.
- 김용화 감독은 배우를 보는 눈이 탁월하다전작 ‘미스터고’(2013년) 까지도 훌륭한 배우가 많았지만, 당시만해도 그들이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어요. ‘국가대표’(2009년)의 배우들도 마찬가지고요. 유명세를 떨치는 배우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 만큼은, 투자배급사와 제작사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자는 얘기를 들었어요.(웃음) 혹시 영화가 안될까봐… 산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조금 더 신뢰가 있는 배우를 선택했죠.
솔직히 말하면 배우를 보는 눈이 없어요. 단, 제가 좋아하는 배우는 있죠.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 좋더라고요. 밑바닥 감정까지 다 토해본 사람들이 연기를 잘 하거든요. 예를들어 이번 ‘신과함께’의 도경수는 정말 힘들었을 것에요. 캐스팅이 성사되고 난 뒤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정말 어른이더라고요. (도)경수 같은 경우는 나이가 어리지만, 존경스러울 정도로 사람과 세상의 폭을 이해하는 배우였어요. 이것의 대가는 하정우와 주지훈이었고요. 많은 아픔을 승화시킨 배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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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만 ‘신과함께’는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반응이 좋았어요. 실제 우리나라의 예고편을 본 반응과 비슷했어요. “재미있고, 소통할 수 있는 영화라면 어느나라를 가도 잘 된다”는 게 소신이거든요. 무엇보다 중요한 지점은 한국이고요. 한국에서 잘 되고, 해외에서 여러가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좋죠. 시장을 넓히는 게 가장 큰 화두니까요. 또 하나, 어느나라를 가도 감정은 똑같이 통해야 한다고 봐요. 해외에서도 이물감 없이 영화를 잘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 화려한 CG는 ‘신과함께’의 백미다공교롭게도 이 작품의 CG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어요. 오로지 배우들의 감정만 봤어요. 각 인물이 케미가 맞아야 하고, 엔딩 20분 전 까지 모든 감정이 녹아내려야 한다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연기는 저 보다 배우들이 더 잘 알잖아요. 저는 그들이 연기를 잘 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고, 용기를 줘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애정어린 관심을 주려고 했어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 배우들과 많은 교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린 메트위에서 하는 연기가 많았기 때문이에요. 촬영 기법도 화려했고, 배우들 바로 눈 앞까지 카메라들이 있었고요. 그래서 위험한 순간도 많았고, 마이크 디렉션을 자주 했어요. 이번 작품은 배우들에게 연기하기에는 굉장히 가혹한 영화였지만, 모두들 훌륭하게 해냈죠.
- ‘천 만 감독’의 수식어도 있지만, ‘미스터고’(132만명)의 흥행 실패는 여전히 마음이 아플 것 같다혹자는 당시 “영화는 잃고 회사는 얻었다”라는 표현들을 하시더라고요. 다들 “괜찮냐”고 물어봤지만, 사실 ‘미스터고’ 개봉 전에 이미 알았어요. 예매율 등 많은 지표가 올라오지 않는 것을 봤으니까요. ‘미스터고’로 설립한 VFX회사 덱스터 스튜디오가 CG 노하우를 쌓으면서 결과적으로 ‘신과 함께’로 이어졌죠.
단기성으로 평가할 수 없던 회사에요. ‘이 회사를 끝까지 키워보자’는 생각에서 계속 이어갔어요. 그래서 상장까지 하게됐고요. 크리에이터로 우리 회사가 좋아요. 작품내에 들어와서 영화속 공간들을 함께 설계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들이 만들어지고요. 기획부터 투자배급까지 고민하고 있고요. 드라마와 리메이크 작품까지. 이 회사의 본질은 기획 부터 배급까지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고요. 그 안에서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 ‘신과함께’ 엔딩에 등장하는 마동석에 대한 기대가 벌써부터 높다2편에서 마동석의 맹활약을 볼 수 있을 거에요. 실제로 아주 친한 친구죠. 또 제 아내와 마동석의 여자친구(예정화)가 동갑이거든요. 그래서 더 가깝고요.(웃음) 사실 초반에 영화를 찍을 때 까지만해도 이렇게 마동석 열풍이 올 지 몰랐어요. 요즘 마동석이 나오는 CF를 계속 볼 수 있어서 좋죠.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신과함께2’ 편에서 배우 마동석의 활약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다른데서 볼 수 없었던 연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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