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누나도 동생도 이제는 편안해지면 좋겠습니다.

고(故) 전태수의 발인식이 23일 오전 서울의 한 병원에서 배우 하지원 등 가족들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습니다. 동생을 잃은 슬픔으로 이날 예정됐던 영화 ‘맨헌트’의 스케줄도 일찌감치 모두 취소한 하지원 등 유족들의 뜻에 따라 고인의 장례는 모두 비공개로 치러졌습니다.

그렇더라도 그 슬픔을 팬들도 모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유족들은 물론 고인과 가까웠던 동료 배우들과 관계자들의 비통함은 굳이 현장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전해지고, 또한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고인이 숨지기 얼마전까지 연락했던 이들은 서로 나눴던 대화를 곱씹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 더 들여다볼걸”하는 후회와 자책의 한숨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은 누나 하지원과 유족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고인을 떠나보내야하는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고인이 세상과 이별을 고하면서 남은 이들에게 후회를 던져주려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또한, 누나 하지원은 그동안에도 동생을 위해 기꺼이 누나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 고인의 비보에 곧바로 두 사람의 예전 이야기가 다시금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필자도 지난 2011년 1월 열렸던 서울가요대상 시상식 때 투샷을 찍었던 두 사람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다시 한번 돌이켜볼까 합니다.

당시 ‘시크릿가든’을 막 끝마치고 길라임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하지원이 대상 시상자로 시상식에 참석하고, ‘몽땅 내사랑’으로 막 인기몰이를 시작한 전태수는 다른 부문의 시상자로 나섰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한 누나와 먼저 도착한 동생은 이날 시상식에서 마주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나와 동생이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이 특별하다는 생각에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니 당시 하지원의 소속사에서는 불필요한(?) 사진을 찍자는 취재진을 난감해 했습니다. ‘아, 어려운건가’ 싶던 찰라 하지원이 먼저 “네, 찍어요”하며 동생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해줬습니다. 톱스타 누나나 톱스타 누나의 회사 앞에서 조금은 위축됐던 전태수도 누나의 목소리에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그렇게 동생을 챙기는 누나였고, 누나를 믿고 고마워하는 동생이었습니다.

고인을 이제 하늘의 별로 보냅니다. 하지원과 유족들, 그리고 지인들 모두 당연히 상심했겠지만 후회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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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주상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