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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7명의 남자 아이스하키 귀화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누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이끄는 백지선 감독은 지난 7일 이번 대회에 나설 25인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했다. 그 중 푸른 눈을 지닌 7명의 외국인 귀화 선수들이 ‘백지선호’에 포함됐다. 3~4년 전부터 꾸준히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노력으로 가능한 선발이었다.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에서 뛰는 자원을 중심으로 특별 귀화를 신청했고, 대한체육회와 법무부가 승인했다.
귀화 선수들의 합류로 대표팀에 묵직함이 생겼다. 이들은 국내 선수들의 약점을 채워주면서 강점을 키워주는 존재가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단 맷 달튼(안양 한라)은 한국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골리를 책임지고 있다. ‘한라성’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닌 달튼은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 투어 채널원컵’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1위 캐나다를 상대로 눈부신 선방쇼를 선보였다. 그는 25명의 선수 중 23명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로 구성된 캐나다의 거센 공격을 막아냈다. 비록 2-4로 패했지만 달튼의 활약 덕분에 한국은 세계 최강 캐나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선전할 수 있었다.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는 지난 2014년 귀화했다. 한국 생활 6년 차인 그는 소속팀 하이원에서 주장을 맡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적응을 마쳤다. 지난 2013년 귀화한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는 귀화 1호 선수다. 지난 2008년 한국 땅을 밟은 라던스키는 데뷔 시즌 최우수선수부터 최다 골, 최다 도움까지 싹쓸이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8시즌째 활약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라던스키의 소속팀 동료인 에릭 리건은 백지선호에 빠져선 안 될 핵심 수비수다. 그는 지난해 4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리그) 4차전 오스트리아전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던 리건이 빠지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수비진의 실책이 거듭되며 오스트리아에 0-5로 완패했다.
이 외 알렉스 플란트(안양 한라), 마이크 테스트위드(하이원), 브라이언 영(대명) 등도 현재 백지선호에서 공수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한 명의 부재가 뼈아픈 결과를 낳을 만큼 귀화 선수는 한국 대표팀에 귀한 존재다.
귀화 선수이기 때문에 애국심이 부족할 것이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도 있다. 그러나 달튼은 지난 22일 남자 아이스하키 미디어데이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며 “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대표로 참가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귀화 선수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헌신했고 노력했다.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purin@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