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배우 최일화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연극배우 출신 A 씨가 성폭행 정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A 씨는 27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일화와 관련된 성추행 사건에 대해 폭로했다.
이날 방송에서 A 씨는 자신이 24세였던 1991년, 최일화와 같은 극단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일화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라며 "대학교를 졸업하고 신시라는 극단에 들어가 '애니깽'이라는 작품을 했다. 연습을 하는데 최일화가 내가 발성이 안 된다고 해 한 일주일 정도 새벽에 발성 연습을 한다고 나오라고 하더라. 그러다가 술을 한잔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극단 선배고 아무 스스럼없이 술을 했는데 거기서 내 연기나 발성에 대해 문제 지적을 하더라. 그런 얘기를 하고 밤도 깊었고 술이 좀 취했으니 내가 집에 데려다주겠다면서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그런 성폭행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며칠 뒤에 최일화가 사적으로 불러내서 또 이상한 골목으로 데리고 가기에 소리를 지르면서 이러지 말라고 했더니 그 순간에 얼굴을 때렸다. 그래서 길바닥에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후 극단과 연극계를 떠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고, 현재 유방암 투병 중이지만 큰 고비는 넘긴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투 운동에 동참하게 된 계기로는 "누구도 말을 믿지 않을 것 같아 용기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일화가 자진해서 발표하는 것을 보고 나만 당한 게 아니라 또 다른 사람들이 있구나. 이 사람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상습적인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또 "설령 최일화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 해도 지금은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해도 진심으로 여겨지지도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일화는 지난 25일 성추행 사실을 스스로 고백해 화제가 됐다.
최일화는 한 매체를 통해 과거 자신의 성추행을 고백한 뒤 "저 또한 배우의 한 사람으로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엔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던,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한다"라며 "현재 맡고 있는 한국 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와 영화·광고, 세종대 지도 교수직 등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26일 소속사를 통해 "한국 연극배우협회 이사장으로서 이번 미투 운동에 많은 배우가 연계되어 있는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 또한 배우의 한 사람으로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엔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던,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사진ㅣDSB엔터테인먼트그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