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이 과거 오디션 당시 성희롱적 발언이 담긴 음성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한 매체는 약 2달 전 조근현 감독이 연출하는 한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의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 씨로부터 조 감독의 발언이 담긴 음성 파일 녹취 내용을 보도했다.


A 씨는 해당 매체에 오디션 장소가 오피스텔에서 단둘이 진행된다는 설명을 듣고 휴대 전화기에 내용을 녹음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과 단축번호 하나면 경찰이 출동할 수 있는 신고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조근현 감독의 발언을 담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근현 감독은 자신이 사귄 여배우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보수적인 성격이어서 사귈 당시 여주인공으로 다른 배우로 바꾸고, 이후 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바닥은 본능이 강한 사람(여배우들)이 살아남는다"면서 보조 출연자였는데 모 영화감독을 자빠뜨려서 이후 작품에서 여주인공이 되고, 연이어 대형 작품에 캐스팅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근현은 "연기하는 것과 캐스팅이 되는 건 완전히 별개"라며 "남자들이 원하는 건 잠자리 아니겠나. 그 여지를 열어줘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조언하기도 했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1시간 넘는 오디션에서 조근현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언급한 건 5분 남짓. 그는 전체 대화 80% 이상을 여배우들과 감독들의 사생활과 관계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언급하며 '여배우로서의 태도와 자세'를 강조했다.


한편, 조근현 감독의 성추행 의혹은 최근 한 여배우 A 씨가 SNS에 폭로된 글로 시작됐다.


이 배우는 "오디션에서 조근현 감독이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고 했다"며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냐. 오늘 말고 다음번에 만나자. 술이 들어가야 사람이 솔직해진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A 씨는 조근현 감독이 관련 글을 삭제해달라고 보낸 문자까지 공개, 다른 여배우들의 증언이 더해지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해당 오디션은 현재 상영 중인 영화의 오디션이 아닌 조근현 감독의 다른 프로젝트였지만 제작사 대표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조근현 감독을 홍보 활동에서 전면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조근현 감독은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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