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지난 3주간이 지옥과 같았다.

배우 인생 35년으로 일가를 이루는 줄 알았던 배우 조민기가 성추문 끝에 자살로 파란만장한 삶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조민기가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악성 루머라며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곧바로 추가 폭로들이 쏟아지며 사면초가가 됐다.

학생들은 물론 청주대 측, 그리고 경찰까지 조민기의 입지를 조여왔다. 그만큼 그는 당당할 수 없었다. 결국 오는 12일에는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던 중 한 피해자는 음란 카톡을 받았다며 폭로했다. 더이상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없을 줄 알았던 조민기는 음란한 대화 내용으로 또 한 번 세상을 경악케 했다.

지난 1991년 영화 ‘사의 찬미’로 데뷔해 1995년 드라마 ‘째즈’, ‘도시남녀’ 등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조민기는 이후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등에서 굵직한 역할들을 맡으며 배우로서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남다른 악역 연기 등으로도 호평 받으며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는 중견배우로서 활약했다. 연극 단원으로는 지난 1982년에 데뷔했다고 하니 연기 인생 35년을 채운 그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박수 받을 만한 배우’ 혹은 ‘믿고 보는 배우’였다.

그런 조민기였기 때문에 최근 3주간의 파문은 충격에 충격을 거듭하게 했다. 청주대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교수여도 시원찮을 판에 학생들끼리 메뉴얼을 만들어 피해야하는 인물이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추잡한 그의 삶이 적나라하게 공개될 때마다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접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옥 같은 3주를 견디다 못해 조민기는 자살했지만,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학생들이나 그를 사랑했다가 이번 추문으로 배신감에 치를 떨게된 팬들이나 그 마음이 지옥 같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조민기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이번 파문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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