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진실은 밝혀지리라 믿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고 싶다."


우리 사회에 미투바람이 불기 전부터 성추행 논란으로 법정다툼 중인 배우 조덕제(50)가 말문을 열었다.


조덕제는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갖고 근황과 사건의 법적 진행과정을 전했다. 1, 2심에서 판결이 엇갈린 가운데 마지막 남은 대법원 판결 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본업'인 연기를 재개하고 싶다며 여러 차례 연기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그는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상호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 여배우 A씨의 몸을 더듬고 찰과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 유죄(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선고를 받자 불복하고 상고해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여배우 A씨는 명예훼손 · 모욕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덕제에 대한 고소장을 지난 1월 중순 서울 남부지검에 제출했다. A씨는 고소장에서 조덕제가 인터넷 카페 및 블로그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자신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달도록 선동해 심각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조덕제와 일문일답.


-어떻게 지냈나.


나는 본업이 배우다. 배우 활동을 하기 위해 방송 및 영화 관계자들과 만났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 다음 작품에 대해 논의 중이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무대다. 나를 찾는 관객분들을 위해 나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고 싶다.


-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데 현재 심경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준비해야할 부분은 변호사님과 상의해서 하고 있다. 걱정했던 부분은 대법원에서 심리속행을 하지 않고 기각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변호사님 말씀이 기각하는데 기한이 있는데 그 기한이 지났다. 기각되지 않고 대법원에서 심리속행이 된 걸로 알고 있다. 대법원에서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자료 제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 문제가 된 영화 '사랑은 없다'의 장훈 감독과는 별 이야기가 없었나.


기사나올 때에도, 지난해 10월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연락이 온 적 없다.


- 여배우 A씨 측은 언론을 통해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다"며 "사과가 있었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말도 안되는 변명이다. 답변을 할 가치도 없다. 2015년 4월, 여배우 A씨가 촬영 중 일어난 일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했을 때 감독, 제작사 대표님, 당시 주연배우 모두 나에게 A씨의 마음을 풀어주라는 이야기를 했다. A씨는 당시 영화 '사랑은 없다'의 여자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영화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고 판단해서 한 조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오해를 풀기 위해 감독과 함께 여배우 A씨를 만났다. 하지만 A씨는 오해를 풀고 마음 속에 진 응어리를 풀기 위해 한 대화들을 마치 내가 죄를 인정한 것처럼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A씨의 이러한 행동이 내가 답변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다.


- 여배우 A씨 측에서 따로 온 연락은 없나.


전혀 없다.


- 팬카페를 운영 중인데, 여배우 측에서 항의했다. 카페 운영에는 문제가 없는가.


여배우 A씨는 이 사안을 가지고 법적 고소까지 했다. 저나 카페 회원분들, 네티즌들, 아내까지 모두 고소했다. 해당 카페는 지난해 10월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고 나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된 이후 개설된 것이다. 당시에 많은 분들이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자발적으로 네티즌들이 참여해서 의견도 교류하고, 사실 관계를 많이 파악한 분들은 격려도 하는 나만의 개인적인 공간이다. 고소를 했지만 활동하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고소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운영해 나가면서 소통할 계획이다.


-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법적 진행 절차에는 문제없는가.


현재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 사실 대법원에서 기각될 것을 우려했는데 고비를 넘겼다. 절차에 무리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3심에서는 심리속행과 심리불속행이 차이가 크다. 실제로 70% 이상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된다. 심리불속행이란 3심까지 올라온 재판에 대해 사전에 걸러내서 서류에서 탈락시키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 일각에서는 언론을 통해 기사가 나가면 대법원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꾸준히 언론과 소통했다.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은 제가 언론과 소통하는 것이 대법원을 자극한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내가 팬카페 등을 통해 말한 내용이 터무니 없는 억지 주장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네티즌들과 소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인의 소신이나 의견을 밝히는 것을 언론에서 용인하고 받아준다면 멈추고 싶지는 않다.


사실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성단체가 포함된 남배우 성폭행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측이 먼저 공동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자 사실이 아닌 게 언론 플레이를 통해서 진실로 둔갑하는 방어권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먼저 투정을 부리기 위한 부분이 아니었다. 오히려 공대위가 먼저 언론 플레이를 시작했다.


-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상고에서 뒤바뀔 확률은 매우 적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행히 이번 사건이 심리속행되면서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2심 판결에서 1심에서 나온 무죄를 파기할 만한 새로운 사실이 없었다. 저희가 자신감을 갖게된 부분도 그것이다. 1심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판례다. 법리적으로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검사는 증거를 입증하지 못한 상태다. 판례나 진행 상태로 봤을때나 나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대법원의 판결에 모든 것이 달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승복할 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최종 결과가 나오면 승복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진실이 밝혀져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kjy@sportsseoul.com


사진ㅣ조덕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