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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에게는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
10일 베트남 복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U-23 대표팀이 받게 될 보너스가 511억동(약 25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최소 8억5000만원(약 4250만원)에서 최대 18억동(약 9000만원)을 나눠가질 전망이다. 베트남 일반 직장인의 평균 월급은 30~40만원 정도다. 4000만원이면 1년 연봉의 10배 수준이다. U-23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베트남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주인공인 박 감독은 이 뉴스가 나온 후 적지 않은 말 못할 마음고생을 했다. 갈 길이 바쁜 시점에 언론에서 돈에만 초점을 맞추면 선수들이 들뜰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어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박 감독 생각이다. 지금은 금전적인 이득이 동기부여가 되고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입장이다.
게다가 박 감독이 받을 보너스는 1억원이 채 안 된다. 언젠가 한국에 들어올 그에게 대단히 큰 돈은 아니다. 그런데 박 감독이 마치 하루 아침에 돈방석에 앉은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박 감독 관계자는 “개인 광고 수입이 있지만 그렇다고 벼락 부자가 된 건 아니다. 돈에 있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촬영도 최대한 공식 일정을 피해서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광고 종류도 공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선택하신다. 일정 금액 기부도 할 예정이다. 그런데 자꾸 돈 이야기가 나오니 부담스러워 하시는 것 같다. 실제로 받은 보너스는 그렇게 크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챔피언십에서의 성공으로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 국내 체륙 중에도 베트남 현지와 연락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있다. 올해 일정도 빡빡하다. 이달에는 JS컵을 방문해 베트남 19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을 면밀하게 확인한다. 8월에는 아시안게임이 있고, 11월에는 베트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인 스즈키컵을 치러야 한다. 박 감독은 굵직한 대회를 소화하기 위해 선수들을 관찰하며 대표팀 구상에 여념이 없다. 돈보다 중요한 미래를 놓고 고민하는 시점이다. 박 감독은 지난달 베트남으로 출국하면서 “지금의 인기는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다”라며 “두 배 더 노력하겠다. 큰 부담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엔 계속 거론되는 보너스가 아니라 베트남 축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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