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1루수 서동욱, 1루주자 묶어둘께요
10일 대전에서 KIA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KIA 한승혁이 1루 주자 이용규를 묶어두기 위해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대전|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주루플레이 하나가 경기 흐름을 좌우하기도 한다.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공격적인 주루가 팀을 살리기도 하지만 무리하게 진루하려다 공격의 맥을 끊기도 한다. 한화가 11일 대전 KIA전에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와 ‘무리한’ 주루플레이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줬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어제(10일) 이용규가 홈까지 파고들다 아웃됐지만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했다. 공격적으로 뛰었는데 내가 뭐라고 하면 다음에는 주저할 것 같아 내버려뒀다”고 웃었다. 한 감독은 공격적인 플레이에서 달라진 한화를 보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이기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선수들에게서 두려워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투수들도 예전에는 도망가는 피칭을 했지만 이제 공격적으로 던지고 있다. 이용규의 플레이 역시 공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 선수들 역시 공격적으로 움직이며 선제점을 얻었지만 도를 넘어선 무리한 주루플레이도 나왔다. 1회말 무사 1, 3루에서 나온 한화 송광민의 우익수 방면 얕은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이용규는 과감하게 태그업해 홈까지 파고 들었다. KIA 우익수 이명기의 어깨를 고려했고 자신의 빠른 발을 믿은 게 득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때 이명기의 송구를 포수 김민식이 옆으로 흘린 사이 1루 주자 양성우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됐다. 1루 방면이 아닌 3루 방면으로 공이 흘러갔음에도 무리하게 3루까지 가려다 횡사한 것이다. 1사 2루의 득점 기회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 순식간에 2사로 바뀌었다.

1-0으로 앞서던 2회말 이성열도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하지 않아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한 뒤 정근우 타석 때 2루 도루까지 성공한 이성열은 1사 2루에서 나온 하주석의 좌익수 방면 안타 때 3루까지 뛰지 못했다. KIA 좌익수 최형우가 전력질주했지만 이를 놓쳤다. 행여 최형우가 타구를 노바운드로 잡을까 지켜보던 이성열은 2루로 돌아갔다. 하지만 스킵 동작 때 너무 2루 쪽으로 치우쳤다.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기에 최형우도 놓친 공을 바로 잡아 송구하기 어려웠다. 이성열이 3루 쪽으로 좀 더 나갔다면 포구 실패를 확인하자마자 3루까지 갈 수 있었다. 만약 3루로 진루했다면 이후 나온 오선진의 우익수 방면 플라이 때 태그업으로 1점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한화는 섬세하지 못한 주루플레이 미스로 경기 중반까지 힘겨운 접전을 펼쳐야 했다. 뒷심을 발휘하며 6-4로 승리하긴 했지만 기민한 주루플레이로 초반 주도권을 꽉 잡았다면 좀 더 손쉽게 승리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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