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화 배영수,
한화 이글스 배영수가 3일 대전 LG전에서 역투하고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한화 선발진의 최고령 배영수(37)가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대기록까지 세웠던 터라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게 더욱 아쉬웠다.

배영수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KBO리그 LG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현역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현역 최다승(136승)에 이은 또 하나의 대기록이다. 기록 달성과 함께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5이닝 5안타 1볼넷 4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3-0으로 앞선 6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불펜이 흔들리며 배영수의 승리는 무산됐고 현역 최다 탈삼진 기록 달성에만 만족해야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진 1396개를 잡아낸 배영수는 1회초 선두타자 임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기록 사냥을 시작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4번타자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초 선두타자 박지규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현역 최다 탈삼진 투수(종전 KIA 임창용, 1396개)로 올라섰다. 그리고 맞은 2사 1루서 박용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457경기 2092.2이닝 만에 1400 탈삼진을 달성했다. 역대 6번째 1400탈삼진이다.

배영수는 대기록을 달성 이후에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4회와 5회를 볼넷 하나와 안타 하나만 내주며 LG 타선을 제압했다. 6회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장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투구수도 76개로 적었으나 한화 코칭 스태프는 오지환에게 2루타를 맞자마자 배영수를 내리고 이태양을 올렸다. 이태양은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 등판해 방어율 3.38로 나쁘지 않았고, 전날 9회초 2사에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되는 등 흐름도 좋았다. 그러나 홈런 2방을 내주고 배영수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무사 2루에서 박용택에게 2점 홈런을 맞았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채은성에게 또 한 번 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배영수는 한화 1군 마운드에서 최선참이다. 이날 달성한 현역 최다 탈삼진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후배들도 잘 알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이태양은 더그아웃을 돌아간 뒤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짙은 아쉬움 속 대기록만이 쓸쓸히 빛났지만 배영수 본인은 덤덤했다. 경기 후 그는 “최다 탈삼진 기록은 별 느낌이 없다. 팀이 이겨서 다행일 뿐이다. 승리가 날아간 것도 크게 상관없다. 오늘 보니 (이)태양이가 커브를 잘 던지더라. 그래서 ‘커브하나 건졌으면 됐다. 네 것으로 만들어라’라고 조언해 줬다”라며 베테랑의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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