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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와 하이포.

가요계에 가수끼리 상부상조하는 ‘의리의 품앗이’가 잇따르고 있다. 이해타산을 따지기에 앞서 의리와 친분을 우선시하며 경쟁자로서가 아니라 동료를 돕는 가수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유, 박효신, 이승기 등이 ‘품앗이’ 미담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유, 하이포 신곡에 ‘무료’ 두 팔 걷고 참여
아이유는 신인 4인조 남성 그룹 하이포(High4)가 8일 발표한 데뷔곡 ‘봄, 사랑, 벚꽃 말고’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아이유는 이 곡의 가사를 직접 썼는데 데뷔 후 자신의 노래를 제외한 다른 가수의 곡에 작사가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유는 이 노래를 하이포와 함께 불렀고,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했음은 물론 이 곡을 만들 때 공동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렸다. 뿐 만 아니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하이포 멤버들을 직접 소개하기까지 했다.

아이유가 이들을 돕는 것은 아이유와 하이포의 리더인 김성구가 지난 2006년 하이포의 현재 소속사인 N.A.P. 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A.P 컴퍼니 시절, 연습생으로 처음 만난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하이포의 신곡을 홍보하는 관계자는 “아이유는 심지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올라오는 팬의 반응이나 기사 하나 하나 까지 체크하면서 홍보 전략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내는 등 여러 아이디어로 하이포를 돕고 있다. 아이유는 전혀 돈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돕겠다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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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제공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박효신-이승기-빈지노, ‘선배’ 이소라-‘스승’ 이선희-‘동료’ 정기고 돕기 앞장서
최근 신곡 ‘야생화’로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가수 박효신은 정규 8집 ‘8’ 발매를 앞둔 이소라의 지원사격에 나서 눈길을 끈다. 이들 모두 대중앞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가수’란 점에서 박효신의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끈다.

박효신은 지난 7일 온라인 음악 블로그 사운드 클라우드(https://soundcloud.com/jellyenter/tvr9irofblfa)를 통해 이소라의 정규 8집 ‘8’ 수록곡 ‘난 별’을 커버한 음원을 공개했다.

그는 “기다리던 소라 누나의 앨범이 드디어 11일 발매된다. 2년 전 무대 위에서 누나가 해줬던 말, 그때의 그 말들과 누나의 모습은 아직도 내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소라 누나가 남겨줄 또 한 번의 추억들, 그 추억을 담기 위해 저와 함께 많은 팬 분들이 기다리며 설레는 것 같다. 작업실에서 이리저리 끄적이다 공개 되었던 ‘난 별’ 조금 불러봤는데, 역시나 소라 누나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인 것 같다”는 글을 함께 전했다.

둘은 예전에 같은 콘서트 무대에 함께 자주 섰고, 이소라의 앨범에서 ‘이츠 고너비 롤링’을 듀엣으로 부르기도 했다. 이소라 측 관계자는 “이소라는 박효신이 자신의 노래를 커버하며 홍보에 나서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박효신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다. 박효신이 이소라 소속사 측에 연락해 자신의 커버곡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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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오른쪽)와 이승기. 제공 | SBS

가수 겸 배우 이승기는 올해 가수 데뷔 30주년을 맞이해 활발히 활동 중인 ‘스승’ 이선희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이승기는 지난 3월 이선희의 쇼케이스에 참가해 이선희의 히트곡 ‘J에게’를 열창했다. 그는 이선희가 앨범 작업을 할 때 작곡팀 이단옆차기에게 ‘동네한바퀴’란 곡을 직접 받아다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7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도 이선희와 함께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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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고(왼쪽)와 빈지노. 제공 | 스타쉽 엑스 엔터테인먼트

씨스타의 소유와 함께 부른 ‘썸’이란 노래로 큰 인기를 누린 가수 정기고는 17일 발표하는 신곡에서 유명 래퍼 빈지노의 도움을 받는다. 빈지노는 서울대 조소과를 나온 실력파 미남 래퍼로 ‘엄친아’로 불린다. 힙합씬에서는 이미 최고 스타다. 둘은 최근 신곡 녹음을 마쳤고, 후반작업을 하고 있다. 정기고와 빈지노는 2012년 정기고의 첫 미니앨범 ‘패스파인더’에서 ‘유어 바디’라는 곡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정기고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기고가 새로 부를 곡을 듣자마자 ‘이 곡은 빈지노와 부르면 어울리겠다’고 생각해 빈지노에게 직접 이 노래를 들려주며 도움을 청했다. 원래 정기고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빈지노가 정기고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해 이번 협업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한 가요 관계자는 “가요계의 내로라 하는 톱스타들이 동료를 돕기 위해 나서는 것은 해당 가수에게 큰 도움이 된다. 화제를 몰고 올 수 있고, 이는 음원 및 음반 판매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하이포의 ‘봄, 사랑, 벚꽃 말고’는 음원 발매 첫날인 8일 각종 음원 차트 실시간 1위에 오르며 ‘아이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