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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국제배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1승14패. 한국 남자배구가 세계 무대에서 싸운 결과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배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불가리아와의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5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19 22-25 18-25 25-22 12-15)으로 패했다. 이미 강등이 확정된 시점이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15경기서 1승14패에 그쳐 꼴찌로 대회를 마감했다.

“1주에 1승을 올리겠다”던 김 감독의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가까스로 중국을 잡아 1승을 챙긴 게 위안거리지만 셧아웃 패배가 9번이나 될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가 많았다. 한국은 호주, 불가리아, 캐나다 등 도전팀으로 분류된 나라 사이에서 최하위에 그쳐 강등당했다. 다음해에는 네이션스리그가 아닌 2부 리그에 해당하는 챌린저컵에서 뛴다.

능력 부족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고질 적인 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최근 세계 배구의 흐름 중 하나가 강한 서브다. 실수를 감내하면서 일단 강서브를 넣는 게 트렌드다. 철저하게 리시브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서브를 제대로 막지 못하니 세트, 공격은 당연히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 단조로운 공격도 문제였다. 말로는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지만 실제로는 좌우 공격만을 고집하는 단순한 패턴의 공격이 이어졌다. 상대 입장에선 중앙만 공략하면 되는 쉬운 팀으로 전락했다.

일각에선 평균신장이 193cm에 불과한 신체조건을 지적하지만 이는 핑계가 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평균신장이 188.8cm로 우리보다 4cm 이상 작지만 이번 대회에서 6승9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짜임새 있는 배구로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키가 작아도 기본기, 조직력이 괜찮으면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네이션스리그에서의 부진으로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전망도 어두워졌다. 중국을 잡긴 했지만 일본과 이란에 패했다. 남자배구는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안방에서 열린 2014년에도 동메달에 그쳤다. 절치부심해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하지만 네이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까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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