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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지금 멕시코는 한국 열풍이다.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25)도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됐다.
멕시코는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서 한국 덕을 제대로 봤다. 27일(한국시간) 끝난 F조 3차전서 한국이 독일을 이기는 바람에 멕시코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이 독일에 패했다면 멕시코가 3위로 밀려나 짐을 싸야 했지만, 결과는 한국의 승리였다. 멕시코는 스웨덴에 완패하고도 한국 덕분에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크리스티안은 스포츠서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멕시코-스웨덴전 중계를 안 해줘서 TV로는 한국-독일 경기를 보고 인터넷을 통해 우리나라 경기를 지켜봤다”라며 “정말 초조했다. 멕시코가 세 골 먹은 후에는 한국 경기에만 집중했다. 독일이 한 골만 넣어도 우리가 탈락하는 상황이라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이겼고, 멕시코도 웃었다. 멕시코에서는 한국대사관 앞에서 진을 치고 기뻐하고, SNS를 통해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크리스티안은 “연락이 정말 많이 온다. 가족, 친구들이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빨리 밖으로 나가 한국 사람들을 안아주라고 한다. 원래 멕시코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 높은 나라다. 태권도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번 계기로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 한국에 사는 멕시코인으로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 사람들에게 축구는 정말 소중하다. 월드컵은 인생이 걸린 문제로 본다. 한국 덕분에 16강에 갔으니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안은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스웨덴을 잡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대해 얘기했다.“‘멕시코리아’가 세계 1위 독일을 이겼다. 역시 형제의 나라다. 하지만 정말 미안하다. 우리가 스웨덴을 이겨서 꼭 보답했어야 하는데 마음이 무겁다. 마냥 좋지만은 않다. 월드컵 전부터 멕시코와 한국이 함께 16강에 가자고 했다. 우리만 잘했으면 그렇게 될 수 있었다. 어제 경기 후에도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실제로 크리스티안은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멕시코는 창피하게 진출했지만 한국은 영광스럽게 탈락됐다”라고 썼다.
크리스티안은 이제 멕시코가 한국을 향한 부채의식을 갖고 뛰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티안은 “아무래도 2승을 먼저 했기 때문에 스웨덴전에서는 방심한 것 같다. 다시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라며 “우리는 한국에 빚을 졌다. 당연히 갚아야 한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 한국 덕분에 겨우 올라갔는데 허무하게 16강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 이제부터 멕시코가 거두는 성적은 다 한국 덕분이니까 모든 공을 한국에게 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안은 2015년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후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멕시코 사람이지만 그에게 한국은 제2의 조국이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크리스티안은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됐다. 그는 “한국을 좋아하지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라다. 그래서 더 죄송하다. 모든 멕시코인들을 대신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사과하고 싶다”라며 끝까지 한국의 16강 진출을 돕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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