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가르시아, 봤지...? 허슬 플레이~!
LG 트윈스 가르시아가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3-1로 앞선 3회 김현수의 2루타로 1루에서 홈까지 뛰어 추가 득점을 만든 뒤 후속 타자와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는 올시즌을 앞두고 모두 외국인 타자에 변화를 줬다. 두산은 닉 에반스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지미 파레디스를 영입했고, 지난 시즌 영입한 제임스 로니의 무단 이탈 충격을 받은 LG는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데려와 반전을 꿈꿨다.

양 팀 새 외국인 타자들의 시즌 초반 희비는 엇갈렸다. 파레디스가 좀처럼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부진에 빠진 반면 가르시아는 3월과 4월 모두 3할 중반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영입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좀처럼 외국인 타자 덕을 보지 못했던 LG는 가르시아로 기나긴 징크스에서 탈출하는 듯 했다.

하지만 4월 18일 가르시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LG의 외국인 타자 악몽은 다시 시작됐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란 초기 예상과 달리 가르시아의 결장기간은 길어졌다. 3루를 보던 가르시아가 빠지면서 LG는 불가피한 포지션 변경을 해야했다. 1루를 보던 양석환이 3루로 갔고, 좌익수가 주포지션인 김현수가 1루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존재감이 사라져가던 가르시아는 약 3달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야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걱정과는 달리 복귀 후 치른 7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LG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불안 요소는 있다. 4월 부상했던 부위에 부상 재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 실제로 가르시아는 복귀후에도 허벅지 통증으로 결장한 적 있는데다 경기 도중에도 불편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행히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LG로선 매경기 불안한 마음으로 가르시아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포토]반슬라이크
두산 반슬라이크가 18일 잠실 롯데전 3회 타석에서 타격하고 있다.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두산은 파레디스의 부진이 길어지자 과감하게 2군으로 내리고 백업 선수들을 기용하기 시작했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답게 기회를 잡은 두산의 백업 선수들은 나란히 맹타를 휘두르며 파레디스의 공백을 말끔히 지웠다. 굳이 추가 비용을 들여가면서 교체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지만 두산은 후반기에도 독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파레디스와 결별을 택하고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을 갖고 있는 스캇 반 슬라이크를 영입했다. 화려한 커리어를 보유한 만큼 반 슬라이크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반 슬라이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6경기 타율 0.105에 그쳤다. KBO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또 다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반 슬라이크를 2군에 내려보낸 것. 김 감독은 “누가 봐도 반슬라이크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지 않나”라며 “2군에서 개인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군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검토하면서 1군 등록 시기를 조율할 방침이다. 반 슬라이크가 빠진 이후에도 두산 타자들은 활화산같은 타격감을 뽐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렇듯 두산과 LG의 사뭇 다른 외국인 타자 활용법은 ‘뎁스의 차이’ 때문이다. LG는 가르시아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물론 LG가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져있을 때에도 선전하며 상위권에 안착했지만 가르시아가 있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가르시아를 대체할 토종 타자들이 마땅치 않은 것도 LG가 부득이하게 야수들의 포지션 이동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반면 탄탄한 백업층이 구축돼 있는 두산은 외국인 타자가 부진해도 그를 대체할 선수가 풍부해 외국인 타자를 2군으로 보내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화수분 야구는 두산이 수년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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