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AG 개막식, 입장 기다리는 인파
18일 인도네시아 겔로라 붕 카르노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앞서 수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2018. 8.18.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a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아시안게임(AG) 티켓을 확실하게 확보하기 위해선 두 번의 예매를 거쳐야 한다. 당연히 가격도 두 배로 든다. 개회식 사흘 전부터 불거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 인터넷 예매 문제가 폐회식이 눈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답보 상태다. AG 티켓 예매 사이트 키오스틱스(Kiostix.com)와 블리블리(Blibli.com)가 몇몇 티켓에 한 해 일원화되지 않아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사건은 지난 27일 만원관중이 들어찬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발생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AG 야구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자카르타까지 온 한국인 관광객들은 티켓 예매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것을 알고 발을 동동 굴렀다. 키오스틱스에서 예매한 티켓이 블리블리에서는 그대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블리블리에서 같은 티켓을 예매했다. 조직위원회 야구담당 부서에 확인한 결과 야구 티켓과 관련해 키오스틱스와 블리블리의 전산문제가 발생했고 중복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티켓 하나를 환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키오스틱스와 블리블리에서 같은 티켓을 다른 사람이 구매한 것이다. 야구의 경우 경기장 규모가 2000석으로 크지 않고 예비 좌석을 확보해 이 문제를 해결했으나 배드민턴이나 농구처럼 많은 관중이 찾는 경기에선 대혼란이 벌어졌다. 때문에 이미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티켓을 두 번 구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리코 에이전시 이예랑 대표도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박병호, 김현수, 양의지, 이재원 등 야구 대표팀 선수들의 에이전트인 이 대표는 지난 27일 “여기 와서 황당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일단 티켓 예매 시스템이 굉장히 불안하다. 일단 나는 현지인의 말을 듣고 그냥 두 개를 구입하고 있다”면서 “야구장도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골프 코스는 더 심했다고 한다. 국제대회를 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닌데 그냥 대회를 강행하고 있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현지 가이드나 교통 수단 등 여러모로 이곳 물가가 폭등했다고 들었다. AG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 대회 체계는 전혀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불안한 티켓 예매 시스템에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INASCOG)는 이번 AG 관중동원 목표를 인천 AG보다 많은 130만명 이상으로 잡았다. 하지만 경기장에 빈 자리가 너무 많다. 태권도나 유도 같은 종목은 자카르타 현지 학생과 군인들로 근근이 자리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축구 경기 또한 드넓은 스타디움의 규모에 비해 관중수가 너무 적다. 이번 AG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AG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슈퍼스토어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포츠 단지 내 광장 정도다. 경기장 주위에 사람은 많으나 정작 경기장에는 사람이 없다.

최대 불안 요소였던 교통체증도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오후 8시에서 10시까지 자카르타 시내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복잡하게 뒤섞인다. 차량 2부제를 실시했고 경기장 부근을 통제하고 있으나 큰 효과가 없다. 최근에는 자카르타 시내에서 경보와 마라톤 경기까지 겹치며 교통체증은 더 극심해졌다. 교통 여건이 이렇다보니 정작 티켓을 구매하고도 경기 시간에 늦거나 경기 관람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인프라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국제대회 유치에 앞서 티켓시스템과 교통체계를 제대로 갖춰놓았어야 했지만 조직위원회는 개회식에 맞춰 제대로 대회를 여는 것 조차 버거워했다. 개회식날에는 경기장을 완공짓지 못해 일부 종목의 훈련 일정을 강제로 변경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AG 폐회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냉정한 자기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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