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70407_182911850
지난해 4월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남·북이 여자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고 있다. 평양 | 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 개최 의사를 표명하면서 이 문제가 스포츠계를 넘어 국내의 오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구상은 일단 성사 가능성이 꽤 있는 것으로 본석된다. 그러나 걸림돌도 적지 않다.

MBC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청와대에서 독일 출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그에게 올림픽 훈장 금장을 받은 뒤 남·북이 공동으로 올림픽 개최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다. IOC가 지난 해 2024년과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각각 파리와 LA로 한꺼번에 정했기 때문에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는 빨라야 2032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계올림픽은 지난 2008년 베이징 대회를 기점으로 아시아→유럽→아메리카 대륙을 순환해서 개최하고 있다. IOC에 이런 교차 개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륙별 분배가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2008년 베이징→2012년 런던→2016년 리우→2020년 도쿄→2024년 파리→2028년 LA순으로 이미 치러졌거나 치러질 예정이다. 그렇다면 2032년은 아시아 차례가 되는 셈이어서 서울-평양 대회를 열기에 적기다. 남·북한은 최근 하계올림픽 때마다 빠짐 없이 금메달을 따내는 스포츠 강국이다. 하계올림픽이 최근 개최지 선정에 난항을 겪는 점까지 아우를 경우, 서울-평양 올림픽은 IOC의 고민을 덜 뿐더러 ‘평화의 메시지’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더할 수 있다. 서울은 1988년 올림픽 개최 당시 시설이 상당수 남아 있어 보수만 해도 된다. 평양에도 능라도 5월1일 경기장과 김일성 경기장, 정주영체육관 등이 있다. 정치권에선 올림픽 공동개최의 경우, 대북제재와 상관 없어 남·북 공동 사업에 알맞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도시에서 2032년 개최를 희망할 경우엔 유치 경쟁이 불가피하다. 올림픽은 100여명의 IOC 위원 투표로 결정되는데, 2032년엔 아프리카에서 사상 처음으로 개최될 가능성 역시 있다. ‘인사이드 더 게임즈’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의 조국인 독일도 2032년 대회 유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개최지 결정 시기도 관례에 따르면 2025년이나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 7년이나 남았다. 다만 바흐 위원장이 파리와 LA처럼, 1~2개 대회 개최권을 일찌감치 줄 수도 있다. 올림픽의 안정적인 개최지 확보를 위해서다. 남·북 스포츠교류에 긍정적인 바흐 위원장의 재선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그의 임기는 2021년까지인데 2025년까지 중임이 가능하다. 그가 재선에 성공하는 것이 서울-평양 올림픽의 조기 확정에 유리하다. 수십조가 들어가는 하계올림픽 개최 비용은 가장 현실적인 장애물이다. 특히 평양의 경우, 선수촌과 교통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비용이 요구될 것으로 보여 북한 경제가 이를 수용 가능한가가 문제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