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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길었던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던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왕좌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전통의 강호 ‘kt 롤스터’와 패기로 무장한 신예 ‘그리핀’의 LCK 서머 왕좌를 차지위한 대망의 결승전이 오는 8일 오후 5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결승전에 앞서 만난 두 팀의 감독과 팀원들은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이엇게임즈는 4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 사옥에서 ‘LCK 서머 결승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결승전에 오른 두 팀의 감독과 코치, 팀원들이 참석해 경기에 임하는 소감과 우승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우선 도전자인 그리핀의 김대호 감독은 “사실 정규시즌 2라운드 당시 결승진출에 대한 자신감이 꺾였는데, 올라오게 됐으니 최선을 다해서 승리할 것”이라며 “한판, 한판이 쉽지 않겠지만 첫 판을 수월하게 따냈을 경우 기세를 타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우승할 것”이라고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미 롤드컵 직행을 확정해 여유가 있는 오창종 kt 롤스터 감독은 “지금까지 결승전에서 조연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엔 주인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준비한 전략이 잘 맞아 떨어지면 한판은 변수로 진다고 해도 충분히 3대 1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날 참석한 각 팀의 대표 팀원들 역시 우승에 대한 각오를 밝히면서 상대 팀의 경계 대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리핀의 탑을 맡고 있는 ‘소드’ 최성원은 “이기려는 생각으로 결승전에 임할 것”이라면서 “경계대상은 나 자신이다. 내가 못하면 나 자신이 팀의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원딜 담당의 ‘바이퍼’ 박도현은 “첫 결승전이어서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경기라 즐거울 것 같다. 꼭 이긴다는 마음으로 결승전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글러 ‘타잔’ 이승용은 “결승전에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며 간략하게 소감을 밝혔다.
kt 롤스터의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은 “정규시즌 1위로 올라오기도 했고, 현재 우승하기 좋은 환경이라 생각한다. 방심하지 않고 경기에 임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며 “최근 가장 주가를 높게 달리는 ‘타잔’ 이승용이 제일 경계가 된다”고 말했다. ‘스멥’ 송경호 역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타잔’을 언급하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결승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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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두 팀의 대결은 전통적인 강호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예의 대결이라 국내 e스포츠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kt는 지난 2014년 서머 이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LCK 정규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스멥’ 송경호, ‘스코어’ 고동빈, ‘폰’ 허원석,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 등이 모여 ‘슈퍼팀’으로 불리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실제로 kt는 지난해와 올해 정규리그에서 3위 아래로 떨어져본 적이 없다. 올해 스프링과 지난해 서머에선 아쉽게 3위였고, 스프링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도전자인 패기의 신예 그리핀은 kt에 비해 약팀으로 평가받지만 올해 LCK 서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왕좌를 노리는 팀이다. 특히 그리핀은 2부 리그에서 처음 올라와 LCK 서머 무대를 밟았으면서도 LCK 강팀들을 격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1라운드 시즌 1위로 독주하다 2라운드에서 주춤하며 결국 2위로 마무리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제압하며, 승격 첫 시즌 결승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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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의 승부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 다만 지난 LCK 서머 정규시즌에선 kt가 그리핀에 1·2라운드 모두 승리했다. 이에 kt가 그리핀에 비해 우세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러나 그리핀이 지금껏 보여준 깜짝 픽과 다양한 전략 등을 고려하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우리가 못해서 1라운드와 2라운드 모두 졌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못했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성을 확실히 잡았다”며 “두 번이나 졌지만 잘 졌다고 생각한다”면서 결승전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날 두 팀의 감독과 코치는 서로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오창종 kt 롤스터 감독은 “그리핀은 개개인 피지컬도 좋지만 한타 교전에서 감각적인 플레이를 보여 준다”면서 “우리도 그런 부분 보고 많이 배웠지만 역으로 이용하는 것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제승 코치는 “그리핀은 대외적으로 시야 플레이의 미숙함이 단점”이라며 “선수의 감각으로 시야적인 플레이를 풀어내는데 우리는 그 부분에서 더 낫다”고 덧붙였다.
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kt롤스터의 장점은 개개인의 기량도 뛰어나지만 합도 좋다는 것”이라며 “다만 kt는 ‘스멥’ 송경호 선수부터 ‘유칼’ 손우현, ‘데프트’ 김혁규까지 위험을 떠안는 플레이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결승에서) 하이리턴을 노리는 플레이의 위험을 떠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kt의 ‘스코어’ 고동빈이 밝힌 우승공약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고동빈은 “우승하게 되면 빨간색으로 염색할 것”이라고 공약을 내걸었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