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주짓수에서 -94㎏급 동메달을 목에 건 황명세(32, 킹덤 월배). 황명세는 초등학교 시절 씨름으로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씨름 특기생으로 진학해 씨름 선수로 전국의 모래판을 누볐다.

많은 경기를 치르며 경험을 쌓았지만 부상이 어린 황명세의 발목을 잡았다. 무릎 십자 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수술까지 하게 돼 어쩔 수 없이 샅바를 놓게 됐다. 그렇게 모래판에서 내려와 성인이 된 황명세는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지냈다.

황명세
황명세

“씨름을 할 때는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빨리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만두게 된 뒤 처음엔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였다.”

힘든 운동을 그만두고 평범하게 살면 편하고 좋을 줄 알았지만 땀 흘리고 한 단계 한 단계 성장을 이루어내는 그 시절이 그리워졌고 그렇게 황명세의 두 번째 선수 생활이 시작됐다. 퇴근 후 취미생활로 배우기 위해 처음 주짓수 체육관에 발을 들였는데 지금은 대구에서 주짓수 체육관을 운영하는 관장이 됐다.

“운동이 그리워서 취미로 시작했는데 주짓수에 너무 깊게 빠져들었다. 처음 배울 때만 해도 아시안게임은 생각도 못했는데 다시 생각해도 행운이 있었던 것 같다. 다음 행운은 우리 제자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행운’이 있었다고 말하지만 이번 대회에 황명세는 부상을 안고 출전했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씨름을 그만뒀는데 반대쪽 무릎에 같은 부상이 찾아왔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참고 또 버텼다.

“부상으로 걱정을 하긴 했는데 막상 시합을 하니 긴장해서 그런지 아픈 것도 못 느꼈다. 태극기를 가슴에 단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처음 느껴본 특별한 기분이었다. 비록 애국가는 듣지 못했지만 시상대 위에서 태극기를 보니 울컥했다. 아들과 아내도 너무 보고 싶었다.”

황명세는 주짓수를 막 시작할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나 지난 봄 아들을 낳았다. 아들이 주짓떼로의 길을 따라 걸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자연스레 든다.

“아시안게임은 끝났지만 평소처럼 주짓수 대회 다시 열심히 나갈 계획이다. 언젠가는 아들과 함께 시합에 나가는 날이 오기 바란다. 아들도 운동을 하고 싶다면 멋진 훈련 파트너가 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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