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heK의 댄스워를 제작한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최근 한달간 방영된 카카오 K팝 채널 브랜드 ‘원더케이’(1theK)의 웹예능 ‘댄스워’(DANCE WAR)’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시도를 펼친 콘텐츠로 평가된다. 최근 TV 예능의 대표적인 킬러콘텐츠 중 하나인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웹·모바일 전용 콘텐츠로 전환될 때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얻게 되는지를 엿보게 했고, 글로벌 K팝 팬들에게 새로운 소통 창구를 열어줬다는 의의도 찾을 수 있었다.

‘댄스워’는 대한민국 남자 아이돌 그룹에서 각각 선발된 댄스 담당 멤버 8인이 마스크로 정체를 숨기고, 오직 댄스 실력만으로 경연하는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 사무엘, 아스트로의 라키, 더보이즈의 큐, SF9의 태양, 빅플로/유앤비의 의진, 김동한, 온앤오프의 유, 빅톤의 허찬이 참여했고, 최종 우승은 사무엘이 차지했다.

프로그램 공동 연출을 맡은 카카오M의 정석훈 PD는 최근 인터뷰에서 “최근 인기있는 형식인 ‘서바이벌’ 포맷을 살리면서도 K팝의 여러 요소 중 상대적으로 노출이 덜 된 콘텐츠를 찾다가 ‘댄스’를 소재로 삼게 됐다. 일반인이 아니라 현역 아이돌이 나오는 방식을 고민하다가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닌 아이돌에게 노출 기회를 제공해 빛을 보게 하자는 기획 의도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얼굴을 가리고 춤을 춘다는 콘셉트는 MBC ‘복면가왕’의 댄스 버전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정석훈 PD는 “노래는 목소리만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댄스는 얼굴 표정, 의상 등이 퍼포먼스에서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그 요소를 제외하고 오직 춤실력만으로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팬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지난 10월 2일부터 총 4라운드를 진행하며 팬들의 투표와 안무 전문가의 평가를 합산하여 승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누적 조회수 1870만과 누적 투표수 190만을 기록하며 전세계 K팝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더케이의 구독자 국내:해외 비중은 대략 11% : 89% 정도로 분석된다. ‘댄스워’ 시청자의 국내· 해외팬 비중도 이정도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_원더케이] 댄스워 MMA 특별무대

‘댄스워’는 TV에서 흔히 보던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가장 큰 차이점은 오직 ‘댄스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정석훈 PD는 “TV콘텐츠는 감정에 호소하는 측면이 있다. 한 멤버의 스토리를 따라가다 실력보다 인성으로 팬들에 어필하는 경우도 있다. 한회에 한시간 분량이라 가능할 수도 있다. 우린 그런 스토리를 최대한 걷어냈다. 핵심 요소인 ‘댄스’에만 초점을 맞춰 한회당 10분 안팎으로 편집했다”고 말했다.

공동연출을 맡은 정강용 PD는 “웹예능은 콘텐츠의 재미에 따라 분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게 이점이다. 그리고 모바일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댄스워’는 시청자의 의견에 대해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웹 예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점도 호평 받았다. 참가자들이 1라운드에서 얼굴을 가리고 춤을 췄지만 각종 커뮤니티에 참가한 아이돌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퍼져갔고, 춤을 잘 추는 아이돌을 부각시킨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해당 아이돌 ‘팬덤’간 싸움으로 치달을 위기도 있었다.

정석훈 PD는 “빠르게 여러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뉴미디어 콘텐츠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1라운드를 마친 뒤 팬덤간 싸움이 될 것 같아 2라운드부터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했다. 시청자와 피드백이 이뤄졌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화해갈까. 정석훈 PD는 “‘슈퍼스타K’ 등이 각광받던 첫번째 유행기에는 일반인 중 원석을 발굴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TV가 주 플랫폼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돌 연습생 혹은 기존 아이돌 중 빛을 못 본 멤버 등을 재발굴하는 게 큰 흐름이다. 아직 업계에 숨은 인재들이 워낙 많아 당분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강용 PD는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웹예능에 적절한 콘텐츠다. 투표 등의 형식을 접목시키기 용이하고, 생중계도 가능하다. 피드백도 빨리 반영할 수 있다. 주시청층인 젊은 층의 접근도 용이하다”고 밝혔다.

‘댄스워’ 시즌2도 가능할까. 정석훈 PD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여자편이나 시즌2 등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편 원더케이는 지난 2014년 2월 론칭한 카카오의 K팝 채널 브랜드다. 카카오가 보유한 자체 기획 및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K팝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TV, 웨이보 등의 글로벌 뉴미디어 채널을 보유했고 누적 구독자 수가 2000만명에 이른다.

monami153@sportsseoul.com

<원더케이(1theK)의 ‘댄스워’를 제작한 카카오M 정강용(좌측) 피디와 정석훈 피디. 사진 | 카카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