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윤소윤 인턴기자]송혜교·박보검 주연의 tvN 드라마 '남자친구'(극본 유영아, 연출 박신우)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13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8.6%, 최고 10.1%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스토리라인 자체는 간단하다. 정통멜로의 정석을 따라가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신분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남여 주인공의 이야기, 이것이 이 드라마의 주된 흐름이다. 그러나 시청자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tvN 역대 드라마 중 처음으로 단 2회만에 시청률 10%의 벽을 넘은 것은 물론 미국 및 유럽, 아시아 지역 100개국 이상의 나라에 선판매 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단순한 스토리라인과 어쩌면 뻔해보이는 전개에도 이 드라마가 계속해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남녀 바뀐 신데렐라 이야기' 신선한 역클리셰


'능력 있지만 차가운 CEO가 순수하고 맑은 신입사원과 사랑에 빠진다'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이자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다. '남자친구' 역시 진부하다 느껴질 수 있는 이 스토리라인을 기반으로 극을 풀어나간다.


눈 여겨 볼 점은 능력있고 능동적인 CEO를 '여자'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극중 차수현(송혜교 분)은 동화호텔의 CEO로서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캐릭터다. 반면 김진혁(박보검 분)은 29살의 신입사원으로서 맑고 순수한 이미지의 결정체다.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스토리라인이지만 두 주연배우의 젠더 역할이 뒤바뀌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수현이 차 문을 내리고 "타요"라고 말하며 술에 취한 김진혁을 태우고 집까지 데려다 주는 장면은 네이버 클립영상에서 55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흔한 장면임에도 여성 시청자들에게 묘한 쾌감을 주었다는 평가다.


캔디같은 여주인공이 백마탄 왕자님을 만나 사랑에 눈을 뜨는것은 이제는 옛날 이야기다. 여자 주인공도 주체적으로 로맨스 관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으며, 남자 주인공 역시 충분히 사랑스럽고 순수할 수 있다.



▲'얼굴이 개연성' 두 주연 배우의 비주얼


'드라마'라는 콘텐츠 특성상 작품 흥행에 가장 영향을 주는것은 바로 시각적인 요소들이다. 즉 극을 이끌어 나가는 배우들 간의 비주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히 잘생기거나 예쁜 정도를 뜻하지 않는다. 캐릭터와 어울려야하며 그 상대 배우와의 '케미'도 찰떡이어야 한다.


'남자친구'는 방영 전부터 송혜교와 박보검의 캐스팅 자체로 큰 주목을 받았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비주얼도 역대급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다. 덕분에 조금 유치할 수 있는 대사들도 두 배우가 연기한 덕에 이해가 된다는 평도 많다.


12일 방송된 5화에서는 김진혁이 차수현을 향해 "우리 이제 썸 타는 사이 해요"라 말하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자칫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대사였지만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소화해 '박보검 얼굴이 다 했다' '얼굴만 봐도 재밌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남자친구'는 잔잔하고 무겁게 흘러가는 감정선이 주가 되며, 타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극적인 요소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그 부족함을 주인공들의 화려한 비주얼로 채워나가고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 국내 최초 쿠바 로케이션


'남자친구'는 방영 전 부터 국내 최초로 쿠바 로케이션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1화에서는 김진혁과 차수현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그려졌다. 그리고 모든 것은 쿠바에서 시작된다. 수현이 진혁의 어깨에 기대 말레콘 비치의 석양을 바라보며 잠드는 장면은 별다른 대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에게 명장면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쿠바' 라는 신선한 장소에서 잘 녹여냈다는 평가다.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의 시작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설정 중 하나다. 실제로는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지만 쿠바에서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연한 만남'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신은 극의 주 내용인 일상에서의 모습들과 다른 톤으로 그려졌어야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첫 만남' 장면은 쿠바에서의 감각적인 영상미와 두 사람의 묘한 분위기가 만나 최대의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쿠바에서의 첫 만남 이야기는 1화 이후로 아직까지 전파를 탄 적이 없지만, 많은 시청자의 성원에 힘 입어 앞으로 전개될 회차에서 재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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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