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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국과 우승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이란과 호주, 그리고 C조 1위를 다툴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 등 라이벌 국가들이 아시안컵 첫 경기를 치렀다. 이란이 가공할 위력을 선보인 가운데 중국은 한국처럼 진땀승을 챙겼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는 중동의 모래바람에 이번 대회 첫 이변 희생양이 됐다.
아시아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은 8일 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UAE 아시안컵 D조 1차전 예멘과의 경기에서 전반 3골을 넣는 등 맹공을 펼친 끝에 5-0으로 대승했다. 이란은 FIFA 랭킹 29위로 호주(41위), 일본(50위), 한국(53위)보다 훨씬 앞선다. 예멘은 135위로 이번 대회 참가 24개국 중 가장 낮다. 토너먼트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은 컨디션을 대개 토너먼트에 맞춘다. 그러나 이란은 달랐다. 전반 12분 사르다르 아즈문의 중거리 슛을 상대 골키퍼 사우드 알 소와디가 가까스로 쳐내자 메흐디 타레미가 밀어넣어 손쉽게 선취골을 넣었고 전반 23분 잉글랜드 풀럼에서도 뛰었던 아쉬칸 데자가가 중거리 프리킥을 꽂아넣어 2-0을 만들었다. 이 골은 알 소와디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후반 25분엔 첫 골의 주인공 타레미가 라민 레자에이안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머리로 받아넣어 순식간에 3골 차를 만들었다. 이란은 후반에도 두 골을 추가했다. 골을 넣을듯 넣지 못하던 주포 아즈문이 후반 8분 추가골에 터트렸다. 교체투입된 사만 고도스가 후반 33분 마지막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란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극단적인 수비 뒤 역습 전술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를 괴롭혔다. 1승1무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시아 무대에선 또 다른 모습을 펼쳤다. 선수들의 개인기나 팀으로서의 조직력에서 이란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다보니 볼점유율도 70%를 넘나들었다. 그 가운데 확실한 결정력까지 선보이며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5골을 쏟아부었다.
중국은 이번 대회 첫 출전국과 대결해 지옥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중국은 7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전반 42분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두 골을 넣어 2-1로 역전승했다. 전반 42분 스로인부터 시작된 동료의 헤딩 패스를 키르기스스탄 공격수 아흐리딘 이스라일로프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일 때만 해도 중국은 충격패의 수렁에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5분 상대 골키퍼 파벨 마티아시가 평범한 공중볼을 잡아내려다가 순간적으로 공을 놓쳐 자책골이 되면서 행운이 다가왔다. 후반 33분 우시의 헤딩 패스를 교체투입된 공격수 위다바오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마티아시까지 제치고 역전 결승포로 완결하면서 간신히 웃었다. 중국은 지난해 자국 슈퍼리그 득점왕 우레이가 침묵하는 등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지난 대회 우승팀 호주는 6일 열린 요르단과 B조 첫 경기에서 전반 26분 터진 요르단 수비수 아나스 바니 야신의 헤딩 결승포를 만회하지 못해 0-1로 졌다. 시리아, 팔레스타인(이상 승점 1)에 뒤져 B조 최하위까지 떨어진 호주는 남은 두 경기에서 16강 진출부터 확정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호주는 4년 전보다 전체적인 전력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또 하나의 우승 후보 일본은 9일 오후 8시 투르크메니스탄과 F조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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