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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빙상계 성폭력 파문이 체육계를 넘어 한국 사회 전반을 휩쓰는 가운데, 출발점이 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 심석희 폭행 관련 2심 재판에서 1년6월을 받았다.
조 전 코치는 30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6월을 받았다. 전 코치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조 전 코치는 죄 지은 것 자체는 인정하고 있으나 처벌이 무겁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집행유예 등을 받기 위해 항소했다. 반면 1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조 전 코치에 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나타내며 역시 항소했다. 피해자 심석희는 조 전 코치가 2심으로 간 것 자체로도 격분, 지난달 17일 법원에 직접 출석해 조 전 코치 앞에서 증언까지 했다. 심석희는 당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으며, 자신과 부친이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그런 가운데 지난 8일 심석희의 성폭력 증언이 공개됐다. 결국 법원은 지난 10일 검찰의 변론 재개 요청을 받아들여 선고 공판을 잠정 연기했다. 대신 23일 속행 공판을 한 차례 열었고, 30일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심석희가 주장한 수 차례 성폭행 피해와 조 전 코치가 지금 받고 있는 상해 혐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입장을 법원이 받아들여 선고 공판을 잠정 미뤘다가 30일 하게 됐다. 2심에서 검찰 측은 징역 2년을 구형한 적이 있다.
2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조 전 코치에 대한 불리한 사유도 속속 등장했다. 특히 심석희와 함께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쇼트트랙 선수 3명이 당초 써준 합의서를 파기한 것이 변수다. 이들은 심석희의 성폭행 고백이 이뤄진 직후 엄벌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형량을 경감해 달라는 입장에서 180도 돌아서서 더 무거운 처벌을 해달라는 얘기다. 아울러 조 전 코치의 2심 변호인이 지난 17일 전원 사임한 것도 변수도 있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고 있으나 어린 시절부터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는 피해자들에게 훈련 도중 상해를 가하였다. 심석희는 여전히 피해자에 상당한 굴욕을 갖고 있고 상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창 올림픽 경기력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중 3인 선수를 골프채로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가한 사건으로, 해당 사건과 합의를 받아 기소유예 선처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폭력적 코치 방법을 답습, 선수들을 지도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체육계 지인 등을 동원해 집요한 합의를 종용했다. 원심과 2심에서 심석희 제외한 합의서를 제출했으나, 피해자 자유로운 의사보다는 강요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최근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 탄원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며 1심 판결 파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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