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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겨울이적시장에서 침묵을 거듭하던 FC서울이 동유럽 대형 공격수를 데려오며 반전 원동력을 마련했다. ‘유럽의 브라질’이라는 세르비아에서 1부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알렉산다르 페시치를 확보한 것이다.

서울은 지난 8일 페시치 영입을 발표하며 “K리그 최고 대우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1992년생으로 만 27세인 페시치는 커리어만 보면 화려하다. 17살이던 지난 2009년 유럽 중상위권 그리스 1부리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14년 프랑스 1부리그 툴루즈, 2016년 이탈리아 1부리그 아탈란타를 거쳐 2017년 자국 최고 명문 레드스타에 입단했다. 특히 레드스타에서 정규리그 35경기 25골을 터트며 득점왕에 등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예선과 본선을 합쳐 13경기를 뛰었다. 지난해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명문 알 이티하드에 새 둥지를 튼 그는 6개월 만에 한국에서 새 도약을 준비하게 됐다. 서울은 지난 시즌 마땅한 골잡이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다. 데얀이 빠져나간 자리를 안델손과 에반드로, 보얀 마티치로 메우고자 했으나 셋 다 부진했다. 서울엔 지난해 10골 이상 넣은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스트라이커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걸출한 공격수를 물색한 끝에 페시치 확보에 성공했다. 189㎝, 82㎏의 전형적인 타깃맨인 페시치는 세르비아 국가대표 경력도 갖고 있다.

서울은 페시치를 일찌감치 점찍고 영입에 애를 썼다. 그러나 그가 알 이티하드와 3년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풀어야 할 게 많았다. 페시치는 일단 1년6개월간 임대 신분으로 서울에서 뛴다. 서울 관계자는 “우선 페시치 본인이 동아시아의 한국이라는 낯선 곳까지 오겠다는 결심하는 게 중요했다”며 “여기에 알 이티하드와도 협상을 해야 했고 페시치도 좋은 대우를 원했다. 다자 협상이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시간이 조금 걸린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등 창단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최 감독이 2년 만에 복귀한 뒤 간신히 불을 껐으나 겨울이적시장 내내 보강이 더뎌 팬들에 실망을 안겼다. 곽태휘, 김동우, 김성준, 신광훈, 신진호, 심상민, 유현 등이 줄줄이 서울을 떠났다. 반면 보강은 예전 주장이었던 오스마르의 임대 복귀,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의 영입 등이 전부였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20일 앞둔 시점에 페시치를 확보하면서 어느 정도는 화력 보강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서울의 공격력 보강은 여기서 끝날 것 같진 않다. 에반드로가 현재 진행 중인 가고시마 전지훈련 캠프에 없기 때문이다. 계약기간이 올해 말까지인 에반드로와 결별한 뒤 또 하나의 공격 자원을 데려올 가능성이 있다. 서울은 내달 3일 올해 전북과 울산, 양강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항과 새해 첫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그 때까지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