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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고아성이 유관순 열사로 변신했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이하 항거·조민호 감독)은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아성은 유관순 열사 역을 맡아 영화를 이끌었다.
“유관순 열사님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한 고아성은 “영화 스틸컷과 예고편을 보고 닮았다는 말씀을 많이 주셨다. 처음 들었을 때 너무 기뻤고 들을 때마다 감사했다”고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다. 고아성 역시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 큰 경험이겠다고 생각했다. 무서움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심장이 빨리 뛰었던 기억이 난다. 인물에 대해 피상적으로 밖에 몰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했다.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영화가 한 리더의 이야기를 말한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만나기 전엔 리더라 하면 뚝심 있고, 흔들리지 않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영화 속 유관순은 눈물도 많고 후회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도 공유한다. 어쩌면 리더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아성만의 유관순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특히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5일 동안 금식을 하기도 했다. 그는 “연기를 크게 생각할 때 정신만으론 100% 표현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시나리오 회의를 할 때 감독님께서 마지막 모습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동의를 했다. 내면으로만 준비를 할게 아니라 외적인 변화가 필요하면 그것이 와닿겠다고 생각했다. 단식이 처음이었는데 음식을 서서히 줄이고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외적인 변화와 함께 내적인 면에도 실존인물을 조심스럽고,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잃지 않았다. 고아성은 “인간적인 부분을 건드리기에 ‘감히’란 심정도 있었다. 제가 어떻게 그 분들의 고민이나 이런 것을 생각할 수 있나 싶었다. 한참 그런 고민을 할 때 좀 거창하지만 ‘인간사의 완전한 진지함은 없다’는 구절을 봤다. 작품을 하고 있지 않다면 이해가 안됐을 말이었지만 그 말에 기대며 촬영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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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도 있었지만 ‘항거’를 통해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등 좋은 동료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고아성은 “정말 개성이 모두 다른데 연기를 할 때 주고받는 것이 신선했다. 나중에 우리끼리 또 작품을 찍자고 했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작은 아씨들’ 같은 그런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처럼 동료 배우들은 고아성에게 많은 힘을 줬다. 연기를 하며 힘든 점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도움으로 작품을 마칠 수 있었다고.
“어려웠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배우들끼리 힘을 내서 작업했다. 한 장면을 어려워했었는데 4일 전부터 계속 촬영일만 세고 있었다. 긴장을 많이 했다. 24명의 배우들 모두와 아이컨택을 하면서 대사를 하는 것이었다. 카메라는 제 얼굴을 촬영하고 있고, 모두 등지고 있는 상대였는데도 뭔가를 받게 됐다. 혼자 연기하고 있을 때의 외로웠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졌다. 진작에 이렇게 공유를 하면 될걸, 왜 혼자 헤어나오려고 했을까 싶었다.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고아성에게도, 그리고 모두에게도 유관순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뜻깊은 ‘항거’다. 고아성은 “영화의 부제를 달고 싶다면 ‘8호실 이야기’라 하고 싶다. 유관순 열사님도 그렇지만 그 외에도 많은 독립운동가 분들이 계셨다. 한 곳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영화를 보며 많은 분들이 느끼셨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찍었는데 그 진심이 많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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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