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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킴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준비중인 김경두(노란 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마이크 앞에 서기로 했던 전 여자 컬링국가대표 ‘팀 킴(경북체육회)’ 지도자들은 왜 함구하고 있을까.

지난달 21일 경북체육회 한 관계자는 본지를 통해 “팀 킴 사태의 핵심 인물로 언급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을 비롯해 그의 딸인 김민정 전 여자대표팀, 사위인 장반석 전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이 가까운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팀 킴 지도자 갑질 논란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합동 감사 결과를 발표한 날이었다. 애초 내부적으로는 김경두 전 부회장 뿐 아니라 팀 킴을 이끈 김민정 감독과 팀 내부 행정을 사실상 총괄한 장반석 감독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견해를 밝히기로 했다. 하지만 그 후 한 달이나 지났지만 기자회견 개최 얘기는 감감무소식이다.

경북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팀 킴 지도자들은 본래 문체부 감사 발표 다음 주인 2월 마지막 주(2월25일~3월1일)에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해당 주 북미정상회담 등 다양한 사회 이슈가 몰려 있어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3월 들어서도 조용한 행보를 보인 것에 장 감독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동안 연락을 닿지 않던 그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개인이나 단체에 상세한 감사 결과 보고서가 들어오지 않았다. (문체부 측에서) 조만간 감사결과 보고서를 받기로 했다. 기자회견이 됐든, 또 다른 형태가 됐든 입장 표명은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문체부 감사 발표에서 애초 선수들이 주장한 ▲김경두 전 부회장의 지나친 폭언과 팀 사유화 ▲김민정-장반석 부부 감독 자질 문제 ▲대회 상금 미지급 및 사용 출처 문제 등 지도자 갑질 논란과 관련한 주요 쟁점이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브리핑한 강정원 문체부 체육국장 직무대행 겸 체육협력관은 “컬링 지도자들의 선수 인권 침해, 선수 상금 및 후원금 횡령, 보조금 집행과 정산 부적정, 친인척 채용 비리, 경북체육회 컬링팀과 의성컬링센터 사유화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문체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수사의뢰 6건(이하 중복 포함·수사의뢰 대상자 3명, 2개 기관) ▲징계요구 28건(징계대상자는 10명) ▲주의 1건 ▲환수 4건 ▲기관경고(주의) 4건 ▲개선 7건 ▲권고 11건 ▲통보 1건 등 총 62건의 감사 처분을 요구했다. 아울러 관련 법률에 따라 향후 1개월간 감사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은 후 최종적인 결과를 경상북도와 대한체육회, 대한컬링경기연맹, 경북체육회에 통보하기로 했다.

팀 킴 지도자들은 당시 문체부 감사 발표 이후 즉각적으로 대응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전담 변호사와 상의 끝에 감사결과 보고서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견해를 밝히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지도자들은 문체부가 감사 과정에서 선수들은 10차례 이상 접촉한 것과 다르게 자신들과는 1~2회 정도 만난 것에 불과하다면서 조사 과정의 형평성을 두고 목소리를 냈다. 지도자들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폭언 등 녹취파일 등 구체적인 증거자료가 나온 사안에 대해서는 사과를 표명하면서도 회계 부정이나 팀 사유화는 없었다는 것을 입증할만한 자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