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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어제 오늘 이틀간 좌완이 나와서…”
4일 대구 KIA전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만난 박한이의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경기 전 소화한 훈련으로 인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날 박한이가 흘린 땀은 배팅볼을 던져준 영향이 더 컸다. 이날 뿐만 아니라 3일 경기 전에도 박한이는 마운드 위에서 열심히 타자들을 위해 배팅볼을 던졌다. 팀 내 최고참 선수가 배팅볼 선수로 변신한 이유는 바로 상대 선발 투수 때문이다.
KIA는 3일 경기에 좌완 김기훈이 선발로 나섰다. 좌타자인 박한이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라인업을 늦게 선수들에게 공지했는데 박한이가 자신이 선발에서 제외될 것을 알고 있었나보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팀 내 왼손 배팅볼 투수가 없는데 박한이가 솔선수범해서 던져주니 고맙다”며 배팅볼을 던지고 있는 박한이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4일 KIA의 선발 투수는 역시 좌완 에이스 양현종. 전날과 마찬가지로 박한이는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동료들을 위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며 힘을 쏟아부었다. 더그아웃에선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선수들을 위해 묵묵히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는 박한이는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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