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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선발 전환은 실패로 끝났지만 불펜에서 지난해 보여줬던 위용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삼성 최충연의 의지도 충만하다.
지난 2일 대구 KIA전 선발 등판 이후 최충연의 보직은 다시 불펜으로 바뀌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야심차게 선발 전환을 준비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하지만 삼성 코칭스태프는 ‘불펜’ 최충연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충연은 불펜으로 나섰던 지난 시즌 70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 방어율 3.60을 기록했다. 시즌 말미에는 마무리로 승격돼 뒷문을 든든하게 걸어잠궜다. 올시즌도 지난 시즌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삼성에도 큰 힘이 된다.
불펜에서 잘하고자 하는 의욕이 큰 만큼 에피소드도 있었다. 최충연은 지난 6일 문학 SK전에서 불펜 대기했다. 대기는 했지만 경기에 나서기엔 이르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날 삼성 선발 저스틴 헤일리에 이어 등판할 투수가 몸을 풀 시점이 되자 최충연이 불펜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칭스태프의 지시가 아니었다. 자원 등판이었다.
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삼성 김한수 감독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최지광이 몸을 풀고 있었는데 최충연이 옆에서 같이 몸을 풀더라. 더그아웃 화면에 그 장면이 나왔다. 오치아이 코치가 그 장면을 보더니 ‘당장 불펜에서 내려보내라’고 지시하더라”라고 말했다. 주위에서 웃음이 터지자 김 감독은 “진짜 있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선발로서 구겨진 자존심을 불펜에서 되살리길 바라는 최충연의 의지가 크다. 김 감독은 “최충연이 나갈 땐 팀이 좋은 상황이지 않겠나”라며 최충연을 필승조 혹은 마무리로 기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선발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기면 좋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 최충연이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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