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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구단을 상징하는 색깔의 모자를 착용한다. KIA는 빨간색, 삼성은 파란색이 대표적이다. 이는 그룹을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KIA는 자동차 실내 조명을 붉은 계통으로 쓴다. 현대가 푸른색을 쓰는 것과 대비되는데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사옥에 붙은 로고를 떠올리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프로골프 선수들은 대부분 흰색 모자를 착용한다. 검정색 모자를 쓰기도 하지만 굳이 비율로 따지면 70% 이상 흰 모자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대한골프협회(KGA) 관계자는 “프로 선수들이 흰색 모자를 쓰는 이유는 생각보다 매우 단순하다”고 말했다. 투어가 봄부터 가을까지 열린다는 점을 떠올리면 어렵지 않게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프로 선수들은 18홀을 걸어서 이동한다. 페어웨이나 그린 등에 그늘을 찾기 어렵다. 한여름에 열사병 등에 걸리지 않으려면 빛을 가능한 반사하는 색상을 착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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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난 15일(한국시간) 이른바 ‘검빨복장’으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의 검정색 모자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골프 관계자들은 “골프 선수들에게 모자는 간판”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장 노출이 많은 곳이 모자 앞부분이다. 후원사 로고가 새겨진 곳으로 우즈의 매서운 눈빛과 후원사인 나이키의 로고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흰색 모자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숨어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검정색에 흰색으로 기업 로고나 이름을 새겨 놓으면 도드라지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기업 로고나 이름, 상징색 등을 두루 활용하려면 흰색 모자가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오렌지가 상징색인 한화나 빨강 파랑 노랑색 점이 찍힌 CJ 등은 흰색 모자에 로고를 부착해야 눈에 띈다.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한 후원사 입장에서는 로고가 잘보이기를 바란다. 팬 사인회나 기자회견 등 공식석상에서도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선수들이 눈 보호를 위해 착용하는 선글래스를 모자 위에 얹을 때에도 가급적 후원사 로고를 가리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간판’을 가리면 안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KGA 관계자는 “바탕색이 흰색이면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이 다양하다. 후원사 로고를 도드라지게 만들기 위해 몇몇 기업은 모자와 의상 색을 라운드 마다 지정해주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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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편의성도 흰색 모자를 즐겨쓰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태훈(34)은 “흰색 모자가 코디하기 편하다. 벨트와 스파이크만 흰색으로 맞추면 상하의를 어떤 색으로 입든 흰색 모자가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다른 색상의 모자를 착용하려면 따로 제작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더러 네이비나 회색 계열의 모자를 볼 수도 있지만 후원사 로고를 새겨야 하기 때문에 시판용 모자와 별도로 제작을 해야 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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