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진 정은원
한화 오선진(왼쪽)과 정은원이 지난 24일 경기를 앞두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4.24. 대전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대전=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얼굴도 잘 생기고 야구까지 잘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오선진(30)에 이어 정은원(19·이상 한화)이 등장하며 ‘대전 아이돌’ 닉네임이 기분좋게 대물림되고 있다.

오선진은 2008 2차 4라운드 26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당시 꽃미남 외모로 대전 여성팬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오선진은 “‘대전 아이돌’이란 말은 못 들은지 오래인데…. 그 때 팀에 베테랑 선배들이 많았다. 어린 선수가 없었다. 내가 당시 스무살에 1군에 있으니 아무래도 눈에 띄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쑥쓰러워했다. 오선진은 고졸 출신 신인으로 바로 1군에서 뛰었다. 그 정도로 당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10년 동안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2012년 110경기를 뛰었지만 타율 0.263에 그쳤고 2017년 타율 0.310을 기록했지만 65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오선진
한화 오선진.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SK의 경기. 2019. 4. 11.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화 한용덕 감독은 “(오)선진이는 항상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올시즌을 앞두고는 1군 캠프에 빠지면서 이를 악물고 준비를 한 듯하다. 좋아진 게 보인다”며 칭찬했다. 한 감독의 말대로 오선진은 하주석의 무릎 십자인대 부상 이탈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28일 현재 타율 0.263으로 나쁘지 않다. 오선진은 “프로에 와서 3루수로 많이 뛰었다. 캠프 때 2루수나 유격수로 잠깐씩 연습한 게 전부다. 하지만 계속 유격수로 뛰다보니 이제 편안해졌다”고 미소지었다. 그래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3월 월간 타율 0.333을 기록했던 오선진의 타격 페이스는 조금 떨어진 상태다. 오선진은 “제 타이밍에 잘 맞던 공이 정타가 되지 않고 있다. 힘이 떨어진 듯 타이밍도 늦는다. 타이밍을 앞으로 더 끌고가다보니 변화구에 속는다. 그래도 무엇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선진처럼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정은원이 무럭무럭 크고 있다. 오선진은 “(정)은원이는 정말 잘한다. 내가 어렸을 때보다 인기도 더 많고 더 잘한다. 센스가 좋다. 습득하는 게 빠르다. 정말 나이에 맞지 않게 자신있게 잘한다. 성격은 바꾸기 어렵던데 부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오선진의 말에 정은원은 “오선진 선배를 캠프 때 처음 봤는데 정말 수비하는 모습을 보고 딱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수비라는 생각을 했다. 연결동작이 부드럽고 공이 가면 놓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감춰놨던 선베에 대한 첫 인상을 털어놓았다.

[포토]한화 정은원, kt 선발 알칸타라 상대 2타점 2루타
한화 정은원이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t와 한화의 경기 5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2타점 2루타를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9. 4. 18.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2018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은원은 오선진에 비해 프로 데뷔 시점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정은원은 “지난 시즌 운좋게 1군에서 계속 뛰면서 후반기 느낌이 왔다. 기복없이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다가 타이밍과 타구 방향성, 2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중점적으로 시즌을 준비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올시즌 구체적인 성적을 어떻게 내겠다기 보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프로 데뷔 2년차인 정은원은 타율 0.3194, 득점권 타율 0.406으로 맹활약 중이다. 이제 갓 스무살 된 선수가 한화 타선을 이끌고 있다.

오선진은 “대전의 아이돌은 정은원이다. 잘 생기고 야구도 잘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은원도 “선배의 옛날 (스무살 때)사진을 우연찮게 봤는데 정말 잘 생겼더라”며 손사래를 쳤다. 10년 전 대전의 아이돌로 불리던 오선진은 하주석의 부상 이탈 위기를 메우며 다시 주목받고 있고, 과거 오선진처럼 곱상한 외모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정은원은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의 미래까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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