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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류현진이 매덕스를 해냈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2·LA다저스)이 자신의 빅리그 통산 두 번째 무사사구 완봉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9회까지 삼진 6개를 곁들이며 4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두 번째 완봉승을 따냈다. 류현진이 완봉승을 따낸건 빅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 5월 29일 LA에인절스(2안타 7삼진)전 이후 2170일 만이다. 특히 이번에는 투구수 93개로 100개 이하 투구수로 9이닝을 던지는 투수들을 수식하는 ‘매덕스’를 해냈다.
삼진 6개를 잡아내고도 9회까지 투구수 93개에 불과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27일 피츠버그전부터 5월 2경기를 합쳐 3경기 24연속이닝 무사사구 행진이 이를 입증한다. 경기당 평균 9.15 꼴로 삼진을 잡아내면서 볼넷은 0.41개에 불과하다. 실제로 9회까지 투구수가 100개가 되지 않아 현지 관계자들도 혀를 내둘렀다.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류현진의 무사사구 완봉승은 ‘코리언 특급’ 박찬호(46·은퇴)가 2001년 7월 1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밀워키를 상대로 달성한 이후 역대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통산 세 번째 무사사구 완봉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박찬호의 생애 첫 무사사구 완봉승은 그가 한국인 빅리거 최초로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돼 승리를 따냈을 때라는 점이다. 류현진은 올해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따냈고, 무사사구 완봉승까지 같은 해에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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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연봉 2000만 달러를 받으며 다저스 에이스로 우뚝선 박찬호는 밀워키전을 앞두고 상징과도 같던 수염을 깔끔하게 밀어내고 경기에 임했다. 직전 등판에서 3.1이닝 7실점으로 뭇매를 맞은터라 5연속시즌 두 자리 승 수를 쌓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시속 150㎞를 가볍게 웃도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히 혼합한, 당시로서는 생소한 ‘슬러브’를 앞세워 밀워키 타선을 상대로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2안타 무실점으로 5-0 승리를 견인했다. 야수들의 잇딴 실책으로 4회까지 매이닝 위기를 맞았지만 이날 따라 자로 잰 듯한 제구에 실점없이 이닝을 먹어 치웠다. 박찬호 개인으로도 2000년 9월 30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삼진 13개를 잡아내는 위력을 과시하며 2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거둔지 10개월 여 만에 생애 첫 무사사구 완봉승을 장식한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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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이후 김선우가 2005년 9월 25일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쿠어스필드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9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안타 1볼넷 완봉승을 따냈다. 그 뒤를 류현진이 이었는데 두 번 다 무사사구 완봉승이라 그 의미가 크다.
한편 다저스 다이제스트는 최근 빅리그에서는 ‘제구력의 마술사’로 불리던 그렉 매덕스를 빗대 ‘선발투수가 100구 이하로 완봉승을 거둘 때 ‘매덕스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야구 작가 제이슨 루크하트가 처음 사용한 뒤 빅리그에서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