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소사, 산체스가 열띤 대화
2019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SK 소사가 덕아웃에서 투수 산체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금지어입니다.”

외국인 선수는 팀의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 국내 선수들의 전력에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외국인 선수들로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와 롯데가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고, KIA는 외국인 타자를 바꿨다. KT와 NC 등도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중이다. 본격적인 여름 레이스를 앞두고 있는데다 겨우 반환점에 근접한 상황이라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포기할 시기도 아니다. 부상관리가 절대 변수로 떠올랐고, 선수층 등을 고려하면 하위팀도 한 번은 바람몰이를 할 수 있다는 미련을 버릴 수 없는 상태다.

재미있는 점은 그래서 부진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언급을 감독이나 선수단 모두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이미 세 명의 외국인 선수가 짐을 쌌고 이 중 한 명만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이 거기서 거기라, 각자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과 리그의 움직임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부진한 선수는 퇴출우려로, 새로 가세한 선수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예민한 시기다.

SK 염경엽 감독은 최근 영입한 헨리 소사 얘기만 나오면 입을 닫는다. 지난해까지 LG에서 뛰다 재계약에 실패한 소사는 대만프로야구를 거쳐 최근 SK로 복귀했다. 넥센(현 키움)시절 지도를 받았던 염경엽 감독을 다시 만났는데 첫 등판 결과는 최악이었다. 지난 9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단 4이닝 만에 홈런 3방을 포함해 7안타 8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염 감독은 “한 번 더 결과를 지켜본 뒤 잘 던지면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하겠다”며 구체적인 평가를 아꼈다. 나름 장수 외국인이라 여론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소사의 입장을 고려한 일종의 배려다. 첫 경기 결과를 두고 감독이 이러쿵 저러쿵 평가를 내리면 그 파장이 안좋은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는 15일 NC전 등판 결과를 지켜보면 소사의 장단점이 완전히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포토] 헤일리 \'수비 좋았어\'
삼성 선발투수 헤일리가 3회말 1사1,2루 상대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처리한 야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삼성 김한수 감독도 1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저스틴 헤일리에 대한 평가를 아꼈다. 헤일리는 지난 11일 광주 KIA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9안타 6실점으로 기대를 밑돌았다. 영입 당시만 해도 1선발로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유리몸’에 구위도 기대 이하였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위력적인 공을 뿌려대던 헤일리는 팔 통증 이후 투구 수나 등판 간격을 최대한 조절해가며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울였다. 하지만 널뛰기 투구로 안정감을 잃어 김 감독도 인내심에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는 “부상으로 1이닝만 소화한 게 두 번이나 된다. 투구 수 관리도 해줬다. 달라져야 한다. 5이닝 80구가 아닌 6이닝 이상 100구 가량 던져야 선발투수”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쓴소리를 한 날 뭇매를 맞았으니 선수가 상처받지 않을까, 퇴출우려로 의기소침해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대안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일단은 끝까지 믿고 함께 가야하기 때문이다.

치솟는 외국인 선수 몸값에 상한선을 도입해 교체도 쉽지 않다. 이래저래 속만 끓고 있는 감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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