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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실형을 면했다. 이른 시간부터 모인 팬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일부 팬들은 취재진과 마찰을 빚는 등 그야말로 공판은 북새통이었다.
2일 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 형사4단독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에 관한 혐의를 받고있는 박유천의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 뿐만 아니라 국내외 팬들이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일부 일본 팬들은 선고 전날부터 현장에서 대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재판 시작이 가까워지자 현장은 더욱 혼잡해졌고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팬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재판이 시작하자 박유천은 갈색 수의를 입고 현장에 등장했다. 재판부는 공판에 참석한 많은 일본 팬들을 감안해 재판이 시작하기 전 일본어로 “녹음·중계·촬영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박유천은 올해 초 전 연인 황하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7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유천은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경찰 조사에서도 줄곧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과수 마약 성분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뒤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던 중 혐의를 인정하고 투약 사실을 털어놨다.
재판부는 박유천에 대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박유천에 대하여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14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황하나와 1.5g 필로폰을 매수하고. 총 7회 투약 혐의로 재판 받았다”며 “범죄 사실을 자백하고 있고 범죄 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박유천의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 반성하는 태도, 전과 없는 초범인 점, 2개월 넘게 구속되어 있으면서 반성 의지를 보였다. 이에 비추어 보호관찰과 치료를 요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4일 진행된 첫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140만 원을 구형하고 집행유예 판결을 내릴 시 보호관찰 및 치료 등의 조치를 내려달라고 밝힌 바 있다.
박유천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그의 팬들은 눈물을 쏟으며 재판장을 빠져나왔다. 실형을 면한 박유천은 수감돼 있던 수원구치소에서 풀려난다. 10분도 채 되지 않는 재판 현장을 보기 위해 전날부터 기다린 일부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취재진에게 위협을 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건장한 남성들도 등장하는 등 여느 공판과는 다른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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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