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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었다. KBO리그 출신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세계최고 무대에 당당히 입성했고 그곳에서 정상에 우뚝섰다. 한국야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32)이다.
더할 나위 없는 전반기를 보냈다. 류현진은 지난 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홈경기까지 17경기 109이닝을 소화하며 10승 2패 방어율 1.73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콜로라도전 부진으로 올스타전 선발 등판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으나 샌디에이고전에서 6이닝 무실점투로 다시 궤도에 올랐다. 내야수비 불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5번의 도전 끝에 10승에 도달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7일까지 방어율, 다승(10승),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0.91), 9이닝당 볼넷(0.83), 피출루율(0.241), 볼넷 하나당 탈삼진 비율(9.90)에서 모두 내셔널리그 정상에 올랐다. 류현진이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후 몇몇 현지 언론에서 그와 워싱턴의 맥스 셔저 중 누가 최고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어쨌든 류현진은 투수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많은 부문에서 1위에 우뚝 섰다. 지금 당장 시즌이 종료된다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은 류현진이 될 확률이 높다.
미국스포츠 전문매체 ESPN 또한 사이영 포인트를 통해 류현진이 빅리그 최고 투수임을 인정하고 있다. ESPN은 매 시즌 투수의 각 부문 성적과 팀 성적 등을 고려해 사이영 포인트를 계산하는데 류현진은 사이영 포인트 116.8점으로 1위에 올라있다. 류현진과 경쟁 중인 셔저는 87.1점에 머물고 있는데 팀 성적 차를 고려해도 류현진이 셔저보다 20점 가량을 앞선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어 12점 가산점을 받았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에 있는 워싱턴이 1위라고 가정하더라도 셔저의 사이영 포인트는 99.1점으로 류현진에 미치지 못한다. ESPN 사이영 포인트는 수차례 사이영상 수상자를 정확히 예측한 적이 있다.
이제 류현진은 오는 10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가장 거대한 별이 돼 마운드에 오른다. 한국인 첫 올스타전 선발 등판이자 1995년 노모 히데오 이후 24년 만에 동양인 올스타전 선발투수가 됐다. 4년 전 투수에게 사망선고나 다름 없었던 어깨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보다 정교하고 날카로운 투수로 진화했다. ‘좌완 매덕스’라고 불릴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유일무이한 컨트롤 투수로 우뚝 서면서 미국 전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면 류현진은 후반기 첫 선발등판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동양인 최초의 사이영상을 향한 질주를 이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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