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단에 “몸 만들어라” 시즌 일정 전송해놓고 돌연 중단

- 오승환·이원석 계약 당일 취소 통보…이종범·오주원 등 코치직 던진 피해자 속출

- 프로야구 1200만 관중 시대, ‘야구 없는 월요일’ 악용한 방송사의 ‘토사구팽’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불꽃야구’와 법쟁 분쟁 중인 JTBC ‘최강야구’가 재단장한 지 한 시즌 만에 종영 수순을 밟고 있다. 0%대 부진한 시청률이 이유라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밀라노 동계올림픽 등 단독 중계 욕심에 따른 폐해로 보고 있다. 갈 곳 잃은 선수들만 안타까운 상황이다.

장시원 PD와 원 멤버들이 떠난 ‘최강야구’는 사실상 이름만 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JTBC 측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한 시즌 동안 20~40개 방영을 소화할 여력이 없고, 현실적으로 금전 문제와 인내심의 한계에 부딪혔다.

‘최강야구’ 측은 현재 차기 시즌 제작 여부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버티기’를 포기한 ‘최강야구’는 사실상 폐지 확정이다.

보호받지 못한 ‘최강야구’ 선수들은 하루아침에 생업을 잃었다. 기존 출연 선수들은 지난 시즌에 앞서 회차별 또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방송과 타 활동 병행을 금지한 계약 조건 탓에 야구지도자로서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한 상태다. 당연히 ‘불꽃야구’로 유턴하는 것도 막았다.

당사자도 모르는 사태의 심각성에 ‘몰래카메라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제작진의 섣부른 행동이 화를 키웠다. 선수들에게 카카오톡으로 2026시즌 일정을 전송한 것. 지난해 주 1회 훈련을 2회로 늘린다는 내용을 포함해 동계훈련 4~5일 전 합숙훈련을 진행한다고 전한 사실이 밝혀졌다. 무엇보다 원활한 시즌 운영을 위해 “(프로그램을) 내려놓지 말라” “몸 만들어라” 등의 당부도 덧붙였다.

피해 사례는 확대됐다. 다음 시즌 합류를 위해 아마추어 코치직까지 내려놓은 예비 선수들이 속출했다. 오승환, 이원석, 김대우는 ‘최강야구’ 계약서에 사인하기로 한 당일 오전 취소 통보를 받았다. 제작진의 안일한 태도에 분통이 터진다.

이종범 감독과 오주원의 입장도 난처하다. 이 감독은 KT위즈 코치직을 던지고 ‘최강야구’에 합류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오주원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키움 히어로즈 코치직을 내려놓았지만,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보여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2025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최대 관중 12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민 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주목받았다. 흥행 열풍 속에서 야구 예능 프로그램들은 프로야구의 인기를 철저하게 이용했다. 경기 없는 월요일에 인기 은퇴선수들을 앞세워 일주일을 야구로 채웠다. 그리고 단물 빠지니 선수들을 헌신짝 버리듯 무시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JTBC가 스튜디오C1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침해금지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최강야구’의 손을 들어줬다. 만약 법원 판결이 2026시즌 중 이뤄졌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든다.

처음부터 야구엔 관심 없었던 건 아닐까. 돈에 눈먼 제작사의 야욕에 이용만 당한 선수들만 답답하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