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경찰청에 자진출석 [포토]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필로폰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수 겸 배우 박유천에 대해 검찰이 결국 항소를 포기했다. 오늘(9일)까지 박유천도 항소하지 않을 경우 1심은 그대로 확정된다. 법조계에선 이미 박유천의 실형 가능성을 낮게 점쳐왔지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 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박유천에 대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사회적 폐해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 필요하다.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양성반응으로 나온 것으로 미뤄, 필로폰을 오래 투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속 후 범죄를 인정하고 2개월 넘게 구속된 상태에서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8일 수원지검 강력부는 1심 판결을 받아들여 항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예인이라는 준공인으로서 전 연인인 황하나와 함께 마약을 구매하고 투약했다는 점에서 박유천의 죄가 가볍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초범인데다 구속기간 혐의를 인정하고 죄를 뉘우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법원이 구형량의 2분의 1이상으로 선고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항소를 하지 않는다는 검찰의 내부처리 기준도 항소를 하지 않는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박유천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140만원을 구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검찰이 박유천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박유천이 집행유예로 풀려날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 형사재판에서 항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일주일 이내로, 9일까지 박유천이 항소를 하지 않을 경우 1심 선고의 형은 그대로 확정된다. 집행유예를 받은 상황에서 박유천이 항소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박유천은 올해 초 전 연인 황하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7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혐의를 부인하던 박유천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채취된 다리털에서 마약 양성 판정이 나오자 투약 사실을 시인했다. 이후 박유천은 법정구속 기간 총 3장의 반성문을 제출하고 자신의 범죄사실에 대해 시인하는 등 반성의 자세를 보여왔다. 박유천은 1심 최후 변론에서 자신이 직접 적은 반성문을 읽으며 많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유천의 집행유예 확정 가능성이 커질수록 박유천을 향한 여론의 비난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경찰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혐의를 부인한 전력이 있는 박유천이 단순히 형 감량을 위해 참회의 자세를 보이는 것일 뿐 진정한 자숙의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여론의 목소리다.

특히 최근 동생 박유환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형 박유천의 근황을 전한게 자충수가 됐다. 재판 후 눈물을 흘리며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던 그가 석방 이틀 만에 팬들에게 받은 선물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것. 연예인의 삶을 포기하겠다던 그의 다짐과도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박유천의 모습에 대중은 공분했다. 이미 숱한 거짓말로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두 형제의 경솔한 행동이 안타까움을 남겼다.

한편 박유천의 1심 판결 확정이 점쳐지면서 이번 선고가 황하나의 공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모인다. 검찰은 박유천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만큼 황하나 사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하나는 박유천과 달리 재범인 데다 올초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에 대해선 일부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하나의 3차 공판은 10일 오후 2시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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