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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치열한 일반의약품 시장 경쟁에서 제품명이 돌파구로 자리잡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품명만 보더라도 한 번에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있는 의약품이 소비자 이목을 끌면서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대웅제약 비염 치료제 ‘코메키나’는 ‘코막히나’ 사투리 발음인 ‘코맥히나’를 그대로 본 따 만든 이름이다.
사투리 발음을 제품 이름에 사용해 한 번 들었을 때 기억에 오래 남고, 신체부위를 나타내는 ‘코’를 사용해 자연스레 약의 효능까지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 대웅제약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거쳐 코메키나라는 제품명을 최종 선정했다. 이 때문에 출시 첫 해인 지난해 생산실적이 13억원을 넘는 등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10년 전인 2009년 출시된 동아제약 소화제 ‘베나치오’도 말이 그대로 제품명에 담긴 사례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이는 동아제약 창업주 강신호 회장이 ‘배가 낫지요’라는 말에서 따와 직접 지은 이름이다. 이를 통해 소화불량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해준다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담고 있다.
동아제약은 이름 외에도 꾸준히 제품력 강화를 꾀했다. 기존 20㎖에서 용량을 늘린 75㎖ 제품을 추가하고 주성분을 강화해 재출시했다. 2015년에는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해 소화불량 개선효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했다.
이에 베나치오는 매해마다 성장을 거듭했고, 지난해엔 생산실적이 102억을 넘었다. 성인용 제품 시장에서 점유율 17%로 2위를 차지하는 등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온 것으로 분석된다. 액상 소화제 시장은 출시 120년이 넘은 동화약품 ‘활명수’가 오랫동안 선두를 지켜온 데다, 여러 제품 출시로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베나치오 성과가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올해 2월 출시된 동화약품 인후염 치료제 ‘모가프텐’도 통증에 대한 표현이 그대로 이름에 옮겨 붙은 제품이다. 이를 강조하듯 제품 포장패키지에는 ‘목 아플 땐!’이라는 문구가 실려 있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모가프텐은 인후염으로 인한 통증·연하통 등을 완화해준다.
이들 제품명에 대해 이미 온라인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확인되고 있다. 단순히 ‘이름 웃기다. 재미있다’는 반응부터 ‘이름 한번 잘 센스있게 지었다’, ‘옆 사람도 이름만으로 무슨 약인지 안다’, ‘담에 또 코감기 오면 코메키나 주세요 할거다’ 등의 평가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일반의약품은 인지도에 따른 지명구매로 매출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기억·이해하기 쉬운 제품명은 치료 효과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시키고, 이는 추후 동일한 건강이상에서 찾는 지명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문의약품인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도 이례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소비자 이목을 끌기 위한 제품명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스그라’, ‘세지그라’ 등 성적 표현이 담긴 제품명까지 여럿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떤 제품명이 소비자에게 제품 효과를 잘 표현하고 눈길을 끌 지에 대한 고민은 시대변화에 맞춰 계속되고 있다”며 “재미있고 쉬운 제품명이 지명구매로 이어지고 있는데 성공하면서 기업들의 시도도 계속되는 듯하다”고 전했다.
leejs@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