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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전례없는 가을 태풍의 습격으로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도매는 물론 소매가까지 치솟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얼갈이배추 4kg 도매가격은 1만800원으로, 1년 전 4900원에 비해 120.4% 증가했으며 평년 4455원보다 142.424% 오른 가격이다. 무 도매가격 역시 2만1200원까지 치솟았다. 1년전 1만4960원에 비해 41.7%, 평년 1만2067원과 비교해 75.6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무는 1개월 전 1만2800원과 비교해도 65.625%나 올랐다. 배추 도매가는 1만5200원이다. 지난해 8086원에 비해 87.979%나 가격이 상승했으며 평년(6847원)에 비해 121.995% 비싸다. 소매가 역시 1포기 가격이 지난해 3916원에 비해 69.203%나 올랐다.
배추와 무가 본격적인 출하기를 앞두고 가격이 오른 것은 9월과 10월 연이어 한반도를 덮친 제13호 태풍 ‘링링’과 제18호 태풍 ‘미탁’ 영향이 크다. 배추와 무는 보통 8월 말~9월 초 파종해 10월부터 수확을 시작하는데 생육기간 동안 배추 주산지인 전라남도 지역에 쏟아진 비바람으로 피해가 컸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 전남지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지난 8일 해남군의 한 배추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남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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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 가격 상승으로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소매 가격도 급등한 상태다. 영등포중앙시장에서 상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배추 한 포기에 5000원이고 작은 알배기 배추는 15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수급도 어려워 장사가 힘들다. 아예 배추를 공급받지 못한 점포도 있다”고 푸념했다. 영등포 대형마트에서 만난 한 주부는 “김장철에는 대량 구매를 해야하는데 작년에 비해 2배는 비싼 것 같다”면서 “가을 태풍이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포장김치 판매 식품 기업들은 산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종갓집 김치를 생산하는 대상 관계자는 “포기 김치의 경우 계약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수매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을 자사몰인 정원e샵을 통해 판매 물량을 조절 중이지만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분간 배추와 무 출하 물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인 전년 및 평년보다 각각 7%, 6% 감소한 1만2413㏊로 예상했다. 10월 출하되는 강원, 충북 지역 가을 배추는 무름병, 뿌리혹병 등 평년보다 병해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11월 출하하는 전남지역은 태풍 피해로 인한 병해도 증가했다. 관측본부는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전년 및 평년 대비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장철 배추와 무 수급 불안에 대비해 가격 안정을 위한 예산 투입을 검토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김장철 배추 가격이 급등할 경우 가격 안정을 위한 예산투입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비축 물량을 풀어 가격 안정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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