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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이 지난 19일 부산 KNN센터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 대한양궁협회

[부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정몽구배는 한국 양궁을 더 강하게 만든다.

지난 17일 부산에서 개막해 19일 막을 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는 총 상금이 4억5000만원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의 양궁대회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우승자 1인에게 1억원의 상금을 주는 대회는 없다. 골프를 제외한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선수들 사이에서는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꼽힌다. 지난 19일 현장에서 만난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이런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대회 의미를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2000~2008년 국가대표 감독을 지내다 2015년 양궁협회 전무이사로 부임하며 행정 일을 시작했다. 올해 9월에는 부회장 자리에 올라 실무 책임자가 됐다. 현재 한국 양궁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볼 수 있다.

◇“국제대회 하면 홍보효과는 있겠지만…”

정몽구배는 양궁협회 공식 파트너인 현대자동차 지원을 통해 이뤄진다. 상금은 물론이고 대회 운영 등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 많은 돈을 쓰는 기업 입장에서는 국제대회로 치르면 더 큰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정몽구배는 국내선수에만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장 부회장은 “산업적 논리로 보면 당연히 국제대회를 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그게 당연할 수 있다.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왜 그렇게 하지 않는가라고 묻는 사람들도 많다”라면서 “그러나 국내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양궁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기업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 선수를 위한 대회”라고 정몽구배 국내 대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마추어 스포츠가 점점 어려워진다. 다른 종목을 보면 유소년 비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근간이 흔들린다. 양궁은 이례적으로 현상유지는 하고 있다. 정몽구배 같은 상징적인 대회를 통해 양궁을 대중화시키고 기초를 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2016년 처음 열린 뒤 올해 3년 만에 2회 대회로 벌어진 정몽구배는 앞으로 2년 주기로 개최, 아시아게임, 올림픽 흐름을 이어가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끝 없는 혁신, 한국양궁의 힘”

양궁협회는 다른 체육단체에 비해 건강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강하다. 선발 과정과 대표팀 운영을 투명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혜택을 없애고 모든 선수들이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현재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를 뽑기 위한 방안이었는데 한국 양궁의 간판인 장혜진이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정몽구배 역시 국내 5개 대회 총점을 종합해 출전 자격을 부여한 결과 남자부 구본찬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장 부회장은 “그게 바로 한국 양궁의 힘이다. 장혜진이 탈락할 수 있는 게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구본찬처럼 수준 있는 선수도 자격이 안 되면 정몽구배에 나올 수 없다. 조금만 실력이 부족해도 태극마크를 달 수 없고, 우승도 할 수 없다”라며 “협회는 끝 없는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그래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경쟁에서 최고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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