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윤 로운 김민재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그간 쌓아온 필모그래피가 제대로 빛을 발한 순간이다. 젊은 세 배우 장동윤, 로운, 김민재. 안방극장에 ‘서브병’을 유발하던 이들이 이젠 극을 이끌어가며 주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특한 성장이다.

KBS2 월화극 ‘조선로코-녹두전’(이하 녹두전)에서 장동윤은 그야말로 ‘하드캐리’라고 할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녹두전’은 전녹두(장동윤 분)와 동동주(김소현 분)의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장동윤은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여자인 척 과부촌에 입성한 녹두 역을 맡아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과감한 연기변신을 감행했다.

‘여장남자’란 캐릭터는 자칫하면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심지어 거부감까지 줄 수 있는 리스크를 가진 소재지만, 우려를 딛고 ‘진짜 여자 아니야?’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완벽하게 전녹두에 녹아들었다. 특히 김소현에게 직진하는 남성미 넘치는 모습부터 고운 한복 차림의 청초한 모습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펼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드러내고 있다. 시청률 역시 5~6%를 유지하며 선전 중이다.

장동윤

로운이 첫 주연을 맡은 MBC 수목극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도 연일 화제다. ‘녹두전’의 여장남자만큼이나 ‘어하루’의 소재 역시 독특하다. 만화 속 엑스트라 캐릭터인 여고생 은단오(김혜윤 분)가 정해진 스토리에 맞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또 다른 엑스트라 하루(로운 분)와 함께 모험을 펼쳐 나가는 청춘 로맨스 드라마. 로운은 이름조차 없었던 순정만화 ‘비밀’의 엑스트라 출석 번호 13번에서, 은단오를 만나 사랑을 느끼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인물이다.

독특한 소재에 신예 배우들의 대거 등장으로 방영 전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던게 사실이지만, 정말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뛰어난 비주얼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반전 가득한 스토리 등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는 로운이다. 김혜윤과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안방극장의 새로운 설렘유발자로 등극하고 있다. 비록 시청률은 3%대에 머물고 있지만,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 중이다. 여기엔 아이돌그룹 SF9 로운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로운

사극 로코 JTBC 월화극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하 꽃파당)의 김민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김민재가 연기하는 마훈은 성혼률 99%를 자랑하는 꽃파당의 리더이자 에이스로, 수려한 외모와 함께 사람 속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관찰력을 지닌 캐릭터다. 한마디로 조선의 츤데레 스타일이다. 최근 상대역인 개똥(공승연 분)과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입을 맞추는 ‘심쿵’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기도 했다.

‘어하루’와 더불어 다수의 청춘 배우들이 출연하는 ‘꽃파당’. 서지훈, 박지훈, 변우석 등 신선한 마스크 속에서 김민재는 그간의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극의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사극과 잘 어울리는 중저음의 목소리톤으로 사극 첫 주연작에서 입덕유발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김민재

이처럼 장동윤, 로운, 김민재가 신선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에 설렘을 유발하고 있지만, 세 사람 모두 하룻밤에 지금의 자리에 오른 건 아니다. 데뷔 4~5년차인 이들에게 지금까지 걸어온 배우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장동윤은 편의점에 침입한 강도를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준 일로 뉴스 인터뷰에 응했다가 연예계에 발을 딛은 특이한 케이스이지만 데뷔 이후 작품들은 그의 데뷔 일화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주목을 받았던 게 사실. 2016년 웹드라마로 데뷔해 KBS2 ‘학교2017’, ‘땐뽀걸즈’,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에서 줄곧 주연을 맡았지만 큰 화제를 모으진 못했다.

로운은 첫 주연을 맡기까지 웹드라마 ‘클릭유어하트’를 시작으로 KBS2 ‘학교 2017’, tvN ‘멈추고 싶은 순간 : 어바웃 타임’, SBS ‘여우각시별’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아이돌 출신 배우’란 꼬리표를 지우려 애썼다. 2015년 Mnet ‘칠전팔기 구해라’로 데뷔한 김민재는 KBS2 ‘프로듀사’, SBS ‘낭만닥터 김사부’, tvN ‘도깨비’ 등에서 조연으로 열연한 것에 비해, 비중이 컸던 MBC ‘위대한 유혹자’, KBS2 ‘최고의 한방’ 등에서의 활약은 미비했다.

하지만 이젠 주연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세 사람이다. 무엇보다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 주연 자리까지 오르며 ‘성장형 배우’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더 젋어진 신예 남주들의 활약이 안방극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로코라는 장르를 통해 20대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게 두드러진 성과”라고 평가하며 “특히 세 배우는 공통적으로 4~5년간 연기의 성장 과정을 몸소 보여준 성장형 배우란 점에서 신인배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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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각 방송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