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고려대 김진영, 1R 3순위로...삼성맨!
고려대 김진영이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여해 1라운드 3순위로 서울 삼성에 지명된 뒤 소감을 말하고있다. 2019.11.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김유택, 김진영 부자가 나란히 앉았다. KBL신인드래프트가 끝나고 마련된 인터뷰 자리였다. 고려대 김진영(21·193㎝)은 드래프트 3순위로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게되며 참석했고 김유택 전 중앙대감독은 학부모의 심정으로 나란히 앉았다.

국가대표 센터로 이름을 날렸던 김 감독은 “아빠 할 만하다”라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최진수(오리온)에 이어 김진영까지 두 아들을 프로선수로 두게 됐다. 인터뷰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김진영은 아버지가 동석하자 “아들이 뽑혔는데, 아빠는 왜 불러?”라고 했고 김 감독은 “우리때는 드래프트가 없었다. 아들이 드래프트를 나오니까 무척 긴장했다”라며 방싯했다.

김진영은 3순위 소감으로 “빠른 순위로 뽑힐줄 몰랐다. 영광스럽다. 그러나 뽑힌건 순간의 기쁨이다. 어떻게 뽑혔던 가서 잘 하는게 최우선이다. 3순위 영광은 오늘까지다. 내일부터는 어떻게 하면 농구를 잘 할지만 생각하겠다”라고 아버지 앞에서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아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순번이 중요한게 아니다. 얼마나 팀에 빨리 녹아드냐가 중요하다. 앞으로 그 팀에서 오래 남아있는게 선수로서 가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목소리에 담겨있었다.

김진영은 삼성이 자신의 지명한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있다. 대기업이니까”라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이어 “이상민 감독님이 계시는데 나도 공격성이 강한 가드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많이 배울 수 있을거 같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진영은 부친의 플레이를 봤냐는 질문엔 “영상은 본 적이 있는데 딱히 기억나는건 없다. 워낙 오래전이라”이라고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프로에서 첫 월급을 받으면 “가족에게 쓰겠다”라고 호언하며 김 감독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 뒤 “그런데 얼마 안될거 같다”라고 너털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만약 김진영이 3순위가 아닌 4순위에 지명됐다면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그 팀엔 이복 형 최진수가 주전으로 뛰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이상민 감독이 고민이 많았을거 같다. 백맨과 가드를 놓고. 우리가족끼린 삼성, 오리온, SK 모두 가능하다고 봤다. 그 중에 한 팀엔 갈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뽑는 건 우리가 아니라 구단이 필요해서 선택하는거다”라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곧 이어 프로와 아마의 차이를 진지하게 논하며 “실제로 프로무대에서 뛰면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수비에서 차이가 많다”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끌고가자 김진영이 다시 재기발랄하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아빠와 닮은 점은 마른 건데, 그래서 수비하다가 부딪히면 반대편 골대로 날아간다는 댓글을 봤다”라며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아들이 크지만 빠른편이고 볼 다루는 기술이 나보다 훨씬 낫다. 무게가 덜 나가면 불리한게 있지만, 가지고 있는 기술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체형만 가지고 농구를 잘한다 못한다 평가하지 못한다”라고 아들을 끝까지 변호했다. 노파심이 담긴 아버지의 심정이 고스란이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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