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을 달성한 뒤 도움을 준 동료 델레 알리와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 토트넘 트위터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기록 달성의 순간, 최고의 단짝이 함께 있었다.

손흥민은 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 원정 경기에서 유럽파 코리안리거 최다골인 122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더 나아가 123호골까지 쐈다. 그가 득점한 뒤 기도 세리머니를 할 때 뒤에서 꼭 껴안아 주는 이가 있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가장 친한 것으로 알려진 잉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 델레 알리였다. 손흥민은 122호골을 쏠 때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뿌려주는 알리의 패스를 받아 왼발 강슛으로 득점했다. 알리가 역사적인 장면에서 도우미로 나선 셈이다.

손흥민과 알리의 인연은 토트넘 다른 선수들보다 깊다. 손흥민은 123골 중 토트넘에서만 74골을 넣었다. 손흥민에게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한 선수가 바로 알리다. 그는 즈베즈다전까지 총 14개의 도움을 손흥민에게 주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테크니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1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9도움, 포지션이 같은 에리크 라멜라가 6도움 순이다. 공격 자원과 두루 호흡이 좋은 게 손흥민의 장점이지만 그 중에서도 알리와 콤비 플레이가 최고인 셈이다.

손흥민 4호골 비디오

둘은 지난 2015년 함께 토트넘의 흰색 셔츠를 입었다. 손흥민은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왔다. 알리는 19살의 3부리그 선수였다가 토트넘으로 전격 스카우트되면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입단 동기인 손흥민과 알리는 2017년부터 둘만의 핸드셰이크를 개발했다. 훈련장에서부터 시도 때도 없이 연습하더니 둘 중 한 명이 득점할 때면 달려가 핸드셰이크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알리는 손흥민이 괴로워할 땐 제일 먼저 달려가 그를 위로하고 때로는 감싸안았다. 지난 4일 에버턴전에서 손흥민이 안드레 고메스의 부상을 야기한 뒤 힘든 시간을 보낼 때도 알리가 나섰다. 알리는 “손흥민은 망연자실했고 눈물도 보였다. 그러나 (고메스의 부상은)그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손흥민은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좋은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고 ‘절친’ 입장을 대변했다.

그리고 에버턴전 직후 열린 즈베즈다전을 통해 알리는 그라운드에서도 손흥민의 정신적 회복을 도왔다.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달려나간 손흥민의 왼발 앞에 연결된 패스로 우애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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