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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동백꽃 필 무렵’ 이정은이 공효진에게 눈물의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2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정숙(이정은 분)의 동백(공효진 분)을 향한 모정이 그려졌다.
동백과 용식(강하늘 분)은 슬픈 이별을 하게 됐다. 용식은 “동백 씨 그래도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해라. 저는 동백 씨 편이니까”라 말했고 동백은 “행복해라 그런 얘기는 안 해주냐”고 물었다. 이에 용식은 “뭐하러 그런 소리를 하냐. 내가 행복해라 어쩌라 떠들지 않아도 동백 씨는 필히 행복하실거다. 참 멋지고 고운 분이니까”라 답했다. 동백은 “용식 씨가 해준 말들이 나한테는 주문 같았다. 용식 씨가 자꾸 그런 말을 해주니까 제 세상이 진짜로 좀 바뀌더라. 고마웠어요. 진짜”라 화답했다.
정숙은 동백의 모습을 보며 “필구(김강훈 분) 하나만 보고 수절한다는 거냐”고 걱정했다. 동백은 “사는게 고달플 때 번개탄을 피우면 어떨까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필구가 ‘엄마. 엄마’ 그러더라. 처음으로 엄마라 부르더라. 그 소리 하나에 지옥이 천국으로 바뀌더라. 필구는 나한테 신이다. 이번 생은 필구한테 올인해도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동백과 용식은 이별의 아픔을 일상으로 이겨내려 했다. 동백은 김장을 하고, 장사를 하며 바쁘게 보냈고 용식도 일에 열중했다. 두 사람은 “시련은 나를 쓰러뜨려도 월세는 나를 일으킨다”, “가슴 앓이를 하고 싶지만 TV 속 여유로운 이별은 로망이었다”고 현실을 언급했다.
자영(염혜란 분)은 까멜리아를 찾아왔다. 자영은 동백에게 “동백 씨는 어떻게 그렇게 웃냐. 동백 씨 그렇게 웃는거 사람 되게 후달리게 하는 것 아냐. 어떤 사람들은 동백이가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은근히 위안 삼는 것이다. 그런데 동백이는 잘 웃고 기가 막히게 예쁘다. 그니까 약이 오르지. 심보가 후달리지. 자꾸 웃어. 동백 씨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보란 듯이 보여줘라”고 당부했다.
이에 동백은 “남들 보란듯이 행복한 것은 진작 포기했다. 남들 보기 어떻든 그건 걔들 생각이다. 저도 원래는 행복을 수능 점수표처럼 생각했었다. 남들이 줄 세워 놓은 표를 멍하니 보면서 난 어디 쯤인가 올려봐도 답이 없더라. 어차피 답도 없는 것 거기 줄 서서 뭐하냐. 그건 니들 기준이고 내 점수는 내가 매긴다고 생각하며 산다. 내가 행복하면 됐다”고 말했다. 자영은 “동백 씨 마음에는 동백 씨의 꽃밭이 있다. 난 그 위 쪽에 있었는데 내 꽃밭이 없더라”며 규태(오정세 분)가 남긴 양주를 먹고 취했다.
자영을 데리러 온 규태에게 동백은 “언니에게 향미 얘기 했다. 우리 향미가 그렇게 막 나가는 애는 아니라고 얘기했다. 이혼 조정 기간이 있다는데 다음에 언니와 같이 오면 땅콩 서비스 드리겠다”고 말했다. 규태는 감동했다.
제시카(지이수 분)는 과거 결혼했던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고, 인기 검색어에서 까불이를 제쳤다. 이에 제시카는 종렬(김지석 분)에게 “다 합성이다. 엄마가 고소할 것이라 한다”고 해명했다. 종렬은 제시카에게 “당분간 휴대폰 보지 마라. 컴퓨터 하지 말고 SNS, 기사 댓글 보지 마라”며 “이혼을 해도 지금은 안 한다. 내가 어떻게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종렬은 제시카의 기사를 내려달라 부탁했고, 내려주지 않을 경우 은퇴하겠다고 대표에게 부탁했던 것. 제시카는 “나는 그냥 거짓말을 했다 뿐이지 아이는 없다”며 종렬에게 소리쳤고 종렬은 “나 똥 묻은 개 맞는데 우리 확실히 하자. 난 너 결혼했던 것 알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거짓말 한 것도 없다”고 말해 제시카의 눈물을 자아냈다.
‘까불이’ 흥식 아버지(신문성 분)는 심신 미약으로 감형을 노렸다. 옹산을 떠나려고 준비한 흥식(이규성 분)은 용식에게 “미운데 미워도 어떡하냐. 아빠인데. 살인자 아빠여도 아빠니까”라 말했다. 흥식은 아버지가 안경을 두고 갔다 했고, 용식은 이를 가져다 주기 위해 나섰다.
면회가 되지 않았지만, 용식은 계속 요청했고 흥식 아버지에게 안경을 전했다. 흥식 아버지는 “걔들이 그렇게 까불어. 까부니까 죽는 거잖아”라 말했고, 피해자들이 모두 자신을 무시했다고 분노했다. 향미의 죽음에 대해서는 “동백인 줄 알았다. 그러게 왜 지가 오냐. 남의 팔찌까지 차고”라 말했다. 사실 용식은 형사들과 이야기 해 자백을 받기 위해 나섰던 것. 용식은 흥식 아버지에게 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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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백은 투석을 위해 병원에 가는 정숙과 동행하기 위해 나섰다. 동백은 “엄마는 내게 7년 3개월 짜리 엄마다. 어려서 7년 이제 와서 세 달이다. 딱 그거 살았다. 그런 엄마가 어딨냐. 겨우 7년 3개월 짜리 엄마면서 그깟 보험금으로 떨어져 나가라고? 엄마 고아로 커봤나. 내 인생에 매일 매일 있고 상처 줬다. 억울하고 약올라서 그깟 보험금으로 퉁 못 쳐준다. 20년은 살아야 겠다. 그러니까 살아서 빚 갚아라. 엄마 노릇해”라 말했다. 7년 3개월이 괜찮았냐는 정숙의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숙에게는 신장 이식이 필요했지만, 딸 동백도 유전병 가능성이 50% 정도가 됐다. 이식이 아니면 힘들고, 타인에게 이식을 받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정숙은 동백을 위해 이식 받지 않겠다 했다. 동백은 “그냥 하겠다. 제가 이긴다. 그렇게 재수 없을 수 없다”고 이식을 원했다. 그러나 정숙은 투석도 받지 않은 채 사라져 버렸고, 동백은 정숙을 찾아다녔다.용식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기다린 동백은 정숙이 자신을 위해 소금을 버리고, 짠 것은 절대 먹지 말라 했음을 깨달았다.
정숙은 홀로 숙박업소에 머물렀다. 그는 “언제 어디서 객사를 해도 무연고자는 안 돼야지”라며 팔찌를 찼지만 신장으로 인해 부어 쉽지 않았다. 또한 생명 보험 서류를 들며 “팔푼이가 이것을 잘 봐야 하는데”라 걱정했다.
앞서 정숙은 용식에게 유언을 전했다. 정숙은 용식에게 보험금을 언급하며 “그깟 돈 얼마가 중요하다. 평생 자식 버린 엄마의 마음이다”고 말했다. 정숙은 용식에게 동백이의 매년 건강검진과 함께 “헤어지지 말라. 필구랑 너네 집도 걸리겠지만 개코도 아니다. 니들만 굳건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동백이가 헤어지자 해도 네가 버텨라”고 부탁했다. 용식은 “어머니 저는요, 어차피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숙은 용식의 손을 잡으며 “우리 동백이 징글징글하게 외로웠던 애야. 혼자 두지 마. 걔 그만 좀 혼자 있게 해”라 당부했다.
홀로 침대에 누운 정숙은 눈물을 흘리며 “와서 보지 말걸. 보니까 더 살고 싶어. 살고 싶은데 어떻게 죽어”라 말했다. 그는 동백과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눈을 감았다. 그 시간 용식은 동백을 찾아왔고 “제가 늦게 찾았다”고 슬퍼했다. 동백은 정숙의 편지를 전달받았다. 그 안에는 정숙의 사연이 들어있었다.
정숙은 “나는 남자보는 눈이 너무 없었다”며 동백이 아주 어렸을 때 술 취한 남편이 던진 소주잔을 동백이 맞고, 머리가 찢어진 것에 분개해 소주병으로 그의 머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정숙은 “넌 자꾸 크는데 널 달고 일할 때가 있어야지”라며 동백과 함께 머물 숙소가 제공됐던 룸싸롱 주방 일을 했지만, 동백이 자연스럽게 “오빠가 먹던 것”이라 말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아빠도 못해본 내 딸이 오빠 소리를 배운게 그렇게 싫더라고”라 설명했다. 이어 정숙은 돌고 돌다 식모 노릇도 했는데, 술집 여자가 동백에게 “너 엄마 빚 갚아줘라. 스무살 되면 좋은데 소개시켜줄게”라 하는 것을 보고 머리채를 잡고 싸웠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았다. 정숙은 “자꾸 뛰쳐 나와 봐야 갈 데가 있나. 못 먹고 커서 그런가. 배 고프단 소리는 하루에 골백번 씩 하는데”라 회상했다. 어린 동백은 아이스크림을 말했지만 어쩔 수 없이 정숙은 은행의 박카스를 건넸다. 은행에서는 모녀에게 박카스 한 상자를 주며, 내일은 오지 말라고 했다. 택시를 타고 싶다는 어린 동백의 말에 정숙은 “엄마가 멀미를 해서 택시를 못 탄다”고 둘러댔다. 여인숙을 전전하던 두 사람은 서울역에서 자게 됐고, “배고파”라며 우는 어린 동백에게 정숙은 “제발 그만 좀 배고파”라 말하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정숙은 동백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정숙은 동백에게 학교를 가야 한다면서 무조건 “일곱살이다. 내년에 학교 보내달라”고 하라 했다. 이어 정숙은 “그래야 너 여기서 살 수 있다. 엄마가 돈 많이 벌어올테니 딱 1년만 기다려”라 부탁했었다. 이후 정숙은 딸을 생각하며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대포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곗돈을 들고 튄 사람의 집에서 여자아이의 옷만 챙겨왔다. 가난 속에서도 정숙은 동백을 찾으러 갔지만 동백이 신학과 교수 양아버지를 만나 LA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숙은 슬퍼했지만 “내가 널 버린게 제일 잘 한 것 같더라”며 오히려 동백에게는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방송을 통해 동백의 양어머니를 보고 찾은 그는 비싼 선물을 해준 뒤 딸을 만나게 됐다. 하지만 동백이 아니었고, 그 딸은 과거 파양 받은 아이에 대해 언급했다. 동백의 양어머니는 “애가 그늘진게 이상해서 캐봤더니 술집에서 컸더라. 엄마가 술집 여자 같더라.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는데”라 말했고, 정숙을 분노하게 했다.
정숙은 겨우 동백을 찾았지만 그가 술집을 운영하는 미혼모였다는 사실에 정말 자신의 팔자를 물려 받았는지 괴로워했다. 정숙은 “근데 가만 들여다보니 네가 웃더라. 너는 나랑 다르더라. 못해준 밥이나 실컷 해먹이면서 너를 다독이러 갔는데 내가 네 옆에서 따뜻했다.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다 하는 이유는 용서받자고가 아니라 알려주고 싶어서다”고 말했다.
이어 정숙은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 받은 7살로 남아있지 마. 허기지지 말고 불안해 말고 훨훨 살아. 7년 3개월이 아니라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라 편지 마지막을 장식했다. 동백은 계속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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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