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 앞두고 몸푸는 KGC 오세근[포토]
KGC 오세근. 안양실내체육관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중심’ 오세근(32)이 또 부상에 발목 잡혔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버티기’ 외엔 방법이 없다.

상승 궤도에 오른 KGC의 유일한 걱정거리다. 오세근은 지난 1일 인천 전자랜드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도중 슛 시도 과정에서 상대 수비에 어깨를 부딪쳐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자유투와 수비 리바운드 후에는 코트에서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응급실로 이송됐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검사 결과 견봉쇄골관절 탈구 진단을 받았다. 수술도 불가피하다. 구단 관계자는 “쇄골과 날개뼈가 연결되는 부위의 인대들이 많이 끊어졌다.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활까지는 최대 3~4개월이 걸린다. 정규리그 종료 시점이 돼야 완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KGC 분위기는 최고조다. 3연승을 달리며 리그 3위(10승 8패)에 올랐다. 지난 전자랜드 전 승리가 컸다. 그러나 팀의 기둥이자 공격의 주축인 오세근이 크게 부상해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백업 빅맨으로는 김경원, 김정욱 등이 있지만 오세근만큼 활약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KGC 김승기 감독은 ‘버티기’로 응수한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만큼 있는 자원들로 최대한 상승세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부상이다. 이기는 경기를 하다 보면 무리한 플레이가 나오기 때문에 항상 부상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선수를 기용했다. (오)세근이가 플레이에서 막히다 보니 무리하게 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버티기 작전이다.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세근이가 돌아올 때까지 있는 선수들로 잘 버텨야 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고 굳게 말했다.

자신감의 원천은 꾸준한 훈련이다. 김 감독은 “세근이가 없을 때도 무너지지 않고 해왔다. 선수들 모두 능력을 올릴 수 있도록 훈련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을 거로 예상한다. 플레이오프까지만 간다면 완전체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멀리 내다봤다.

그동안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만큼 건강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마치는 것이 오세근의 목표였다. 그러나 또다시 부상에 무릎 꿇게 됐다. 지난 10월에는 “건강한 오세근이 되고 싶다. 이번 시즌만큼은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오세근 하면 부상’이 따라붙는 것은 식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평소보다 2~3배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 평소 부상이 잦았던 부위는 물리치료까지 겸하며 몸관리에 신경썼다. 성적도 뒷받침됐다. 부상 전까지 경기당 평균 13.8득점 4.8리바운드 1.6어시스트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오세근의 부상에 아쉬움이 큰 이유다.

주장 양희종도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함께 해왔던 ‘중심 잡기’ 역할은 이제 온전히 양희종의 몫이 됐다. 그는 “걱정이 좀 된다.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 세근이가 코트에서 함께 뛰는 게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오세근 공백이 두렵지는 않다. 동료들을 향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는 “4번(파워포워드) 포지션도 많이 서봤고, 꼭 내가 아니어도 어린 선수들이 있기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공백이 없진 않겠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한다는 심정으로(오세근이) 돌아올 때까지 최대한 잘 버텨보겠다”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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