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창
인터뷰 중인 배구 레전드 장윤창 교수. 고창 | 이용수기자

[고창=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박노준 교수가 일일 캐디를 맡으면서 캐디백을 들고 다녔는데 미안했다.”

OB와 YB 스포츠 레전드들이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고 있는 JTBC 골프 채널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시즌 5’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골프 마니아들을 찾아가고 있다. 저마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스포츠 레전드들이 주력 종목 아닌 골프를 통해 변함없는 운동 신경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스포츠 레전드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골프를 지켜보는 것이 ‘레전드 빅매치’의 매력이다.

지난 11월29일 방송된 3편에서는 OB팀 배구 레전드 장윤창 교수의 활약에 눈에 띄었다. 캐디로 나선 박노준 교수와 호흡을 맞춰 YB팀의 이운재(축구) 코치와 우지원(농구) 해설위원을 상대했다. 뒤늦게 몸이 풀린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장윤창 교수는 한국 배구에 스카이 서브를 처음 선보인 배구 스타다. 현역 시절 보여줬던 몸놀림을 골프에서 보여줄 수 없었지만 20년 구력의 장윤창 교수는 남다른 승부욕으로 변함없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레전드 빅매치’에 처음 참가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골프를 열정적으로 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자기 전공이 아닌 골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과 승부욕을 발동하게 해서 좋았다.

-현역 때의 넘치는 승부욕이 여전한가.

현역 때와 다르다. 골프는 내가 했던 운동이 아니고 주 종목이 아니기에 번외 경기로 보면 좋겠다. 그래도 흥미를 가지고 도전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배구와 골프는 어떻게 다른가.

배구도 스윙(뿌리는)하는 운동이다. 임팩트가 중요한데 그 점이 골프와 비슷하다. 순간적인 힘이 아닌 스매싱이 중요한 데 그런 부분에서 비슷하다고 느낀다.

-골프 구력이 오래 됐다고.

골프를 시작한지는 20년 가까이 됐다. 다만 골프를 적극적으로 즐겨하진 않아서 자랑할만한 게 못 된다.

-어떤 계기로 골프를 시작했나.

처음에는 선배와 친구들의 권유로 시작했다.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미국 유학에서 유학생들끼리 운동하면서 골프를 제대로 시작했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친목도모로 즐기고 있다.

-골프의 매력은.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운동인 것 같다. 그래서 계속 치던 사람이 유리하다. 각자 본인들의 일을 하다보니 공 칠 여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골프 라운딩을 나올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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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창 교수의 일일캐디로 나선 박노준 교수(왼쪽)가 도움을 주고 있다. 고창 | 이용수기자

-박노준 교수가 개인 캐디를 맡았는데. 이렇게 골프 친 경험이 있나.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안 맞는 옷을 입은 듯 어색했다. (박노준 교수가)캐디백을 들고 가는 게 미안했다. 전문적인 캐디가 아닌 것이기에 미안함이 있었다. 그래도 옆에서 상의하고 조언을 얻으니 혼자하는 것보다 도움이 많이 됐다.

-경기대 교수인데 최근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전에는 배구협회에서 핵심적인 일을 했지만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한 자리를 오래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교직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배구 인기가 다시 돌아오는 추세다. 배구 레전드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역시 스포츠는 한 쪽으로 치우치면 재미 없다. 뻔한 승부가 아니고 힘이 분산되다보니 경기가 박진감 넘쳐서 팬이 늘어난 것 같다. 지금은 춘추전국시대다.

-한국 배구 기량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예전보다 신체적으로 좋아졌다. 대표팀에서도 경기력이 좋아야 하는데 국제 무대만 나가면 경기력이 떨어져서 안타깝다. 그래도 프로 무대가 활성화되는 건 긍정적이다. 선수들은 몸이 생명이기에 대표팀에서 부진하는 것 같다. 대표팀이 활약하려면 사명감과 열정,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뛰어서 얻는 이익이 없다보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명한 것이다. 우리 때는 가슴에 태극기만 달면 사명감과 열정으로 했다. 지금은 차이가 있다.

-장윤창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고. 한 번 배구를 좋아했다면 영원히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지속적으로 체육관에 찾아 와서 후배들을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삶의 활력소로 배구의 묘미를 느끼면서 많이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