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양희종 \'내가 잡았어\'
2019~2020 프로농구 안양 KGC. 안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기적의 12월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도 굳건히 2위를 지키고 있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겨울이 그렇다.

30일 기준 KGC인삼공사는 17승(10패)로 선두 서울SK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라있다. 오세근, 변준형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도 선두 경쟁에서 밀리는 기색이 없다. 상위권 팀들이 모두 2경기 차 내의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도 KGC인삼공사는 12월 내내 3위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1위 SK와의 격차도 단 두 경기로 끊임없이 위협하는 추세다. 주축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KGC인삼공사의 반등은 더욱 놀랍다.

오세근과 변준형의 부상은 KGC인삼공사에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오세근은 지난 1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 도중 입은 쇄골 골절 부상으로 3개월 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무서운 기세를 자랑했던 ‘젊은 피’ 변준형도 26일 창원LG와 경기에서 골대에 강하게 부딪힌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손목이 골절됐다. 베테랑과 유망주 모두를 잃은 상황에서도 KGC인삼공사는 흔들림 없었다.

기적같은 ‘반전’의 중심에는 배로 뛴 선수들이 있었다. 에이스들이 부상으로 빠진 대신 다른 선수들이 빈 자리를 채웠다. 사령탑 김승기 감독도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한다.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주고 있어 고맙다”는 인사를 매 경기 할 정도다. 오세근의 부상 직후 오리온과의 맞대결에서는 김철욱이 15점을 몰아치며 승리를 챙겼고, 이후에는 베테랑 포워드 기승호가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코트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포토] 김승기 감독 \'들어가\'
KGC 김승기 감독. 안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기승호가 살아나니 기존 포워드도 점차 살아났다. 또 한 명의 베테랑 양희종과 성장세에 오른 문성곤도 제대로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여기에 김 감독의 용병술도 빛을 발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선수들의 줄 부상 속에서도 남은 자원들로 최대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12월 들어 기승호, 문성곤, 양희종을 컨디션에 따라 두 명씩 조합해 쓰는 활용법을 택했고 이는 경기력 상승으로 직결됐다.

김 감독의 조용한 카리스마는 올해 뿐이 아니다. 2015년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016~2017 시즌 정규·챔피언전 우승을 일궈냈고,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3년 연속 플레이오프 4강 진출 쾌거도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시즌 KGC인삼공사의 반등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유다.

주축 선수 2명을 잠시 잃은 KGC인삼공사에 더 이상의 악재는 없다. 오히려 더 나아질 일만 남았다. 오는 1월 이재도와 전성현이 제대 후 합류 예정이고 오세근과 변준형도 복귀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브레이크 없는 KGC인삼공사의 기세에 이들의 합류가 더해진다면 상승세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12월의 기적’은 더 이상 기적이 아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지면 또 한 번의 우승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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