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연
2019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019년 6월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삼성 투수 최충연이 6회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음주운전에 대한 선수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KBO리그 음주운전 징계 수위는 최고 수준이다. 야구 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는 단순 적발만 돼도 출장정지 50경기,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을 받는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경우, 음주운전으로 접촉 사고를 낸 경우,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등 촘촘하게 세부 규정이 있고, 반복되는 경우를 가정해 가중 처벌 조항까지 만든 상태다.

국내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과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K리그는 2018년 12월 당시 FC서울 소속이었던 이상호가 9월 음주운전이 적발되고도 신고하지 않고 경기까지 출전했던 것을 계기로 징계 수준을 높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 규정에는 면허 정지 수준일 경우 8~15경기 출전 정지에 제재금 500만원 이상, 면허 취소 수준일 경우 15~25경기 출전 정지에 제재금 800만원 이상이다. 야구에 비하면 수위가 크게 낮지만, 그나마 축구가 음주운전 관련 처벌을 소상히 규정해둔 편이다. 배구와 농구는 음주운전 관련 별도 처벌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음주운전 적발 시 V리그는 ‘연맹 명예 실추 행위’라는 조항에 기반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며 징계금은 1000~2000만원 수준이다. 프로농구는 규약 72조 금지사항에 음주운전을 포함했지만 처벌 수위는 ‘견책~제명’으로 뭉뚱그려 놓았다. 개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재정위원회를 여는 식이다.

현 수준의 강력한 처벌 기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윤창호법’이 시행되는 사회 분위기 속, 매해 음주운전 사고를 목격한 야구팬이 느끼는 피로감은 프로야구 전반에 위기감을 불러왔다. KBO는 2018년 9월 이사회에서 음주운전 적발에 따른 징계를 세분화했고, 이를 토대로 2019년 각 구단에서는 음주운전에 대한 불관용 원칙을 선포해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실제로 지난해 윤대영(LG)과 강승호(SK)는 2번째 기회를 받지 못한 채 프로야구를 떠났다. 선수 생활의 말로를 걷던 박한이(삼성)는 징계가 결정되기 전에 스스로 옷을 벗는 쪽을 택했다. 음주운전에 대해서 만큼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의 분위기가 자리 잡은 셈이다.

그러나 2020년 벽두부터 또 한 번 음주운전 징계 소식이 들려왔다. 최충연(23·삼성)은 구단 자체 처벌까지 더해 2012시즌 초반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내년에도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라 사실상 다음 시즌은 제대로 치를 수 없게 됐다. 음주운전 한 번이 임의탈퇴와 은퇴로 이어지는 환경에서 아직도 ‘설마 소주 1잔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마음을 갖는 선수를 제도로 막아세울 방법은 없다. KBO 관계자는 “음주운전 관련은 선수들에게 계속 환기시키고 있다. 구단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리운전 회사와 연계해 선수단에 고지한다고 한다. 선수들이 이젠 정말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